
김장철을 앞두고 대형마트가 절임배추 예약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배추 산지에서 병해충이 확산되며 가격 흐름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찾은 전주시내 주요 대형마트 3곳에서는 절임배추 예약판매를 진행 중이었다.
주로 전남 해남과 충북 괴산 등지에서 출하되는 절임배추(20kg 기준)로, 가격대는 3만9천900원에서 4만9천900원 상당으로 형성돼 있었다.
일부 매장에서는 카드 결제 시 5천~1만원의 할인 혜택이 제공됐고, 조기 예약 고객에게 김치 양념 재료를 할인 판매하기도 했다.
주부 박모(45)씨는 “김장철이 다가오는데 배추값이 또 오를까 걱정돼 미리 예약했다”며 “가격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19일 기준 전국 배추 소매가격은 1포기당 5천783원으로, 평년(6천773원)보다 14%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안정세가 길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날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에 따르면 최근 배추의 뿌리혹병과 노균병 등 주요 병해충 발생 위험이 ‘주의보’ 단계(3단계 중 2단계)로 상향됐다.
특히 이번 주의보가 이달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산지 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완주의 한 배추 농가 관계자는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속이 무른 배추가 많다”며 “수확기까지 날씨가 받쳐주지 않으면 상품 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병해충이 김장철 배추값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한다.
지난달 이후 이어진 흐린 날씨와 높은 습도로 작물 활력이 떨어지면서 병해충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전북농업기술원 관계자는 “현재는 생육이 대체로 양호하지만, 내달 초 수확기를 앞두고 기온이 높게 유지되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병해충 피해가 확산되면 김장철 배추값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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