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어치는 훈련 열중하며
KT전 130m 대형 홈런
선발 라인업 나오기 전까지
경기 못 나갈까 늘 불안
파울 타구 맞아 고통 컸지만
살아남기 위해 인내 하죠
이진영(28·한화)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외야수 오디션을 거치며 살아남았다. 개막 후 좌익수와 우익수를 오가다 5월부터는 줄곧 우익수로 선발 출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한화 주전 우익수라고 해도 무방하지만 이진영은 “선발 라인업이 나오기 전까지도 ‘경기에 나가나 안 나가나’ 한다”라고 말했다. 생존에 대한 갈망은 이진영의 원동력이다.
이진영은 지난 3일 KT전에서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을 쳤다. 한화가 5-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바깥쪽 직구를 타격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이진영의 홈런에 힘입어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한화는 10-1 완승을 거뒀다.
이진영은 경기 후 “너무 오랜만에 나온 장타라 시원하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진영의 직전 홈런은 지난달 11일 키움전에서 나온 시즌 4호였다. 홈런을 제외한 장타도 지난달 10일 키움전 2루타가 마지막이었다.
장타 공백이 길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이진영은 “원래 조금 안 맞으면 타격 폼이 문제인 줄 알고 폼을 수정한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시즌 초반 같은 폼으로 잘 쳤으니까 다시 준비를 잘 하면 잘 나오겠지’라는 생각으로 딱히 변화를 주지 않았다”라며 “꾸준하게 치는 게 올 시즌 목표”라고 말했다.
데뷔 9년 차, 이진영은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으며 최선의 타격 매커니즘을 찾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공을 밀어쳐 우측으로 보내는 훈련에 열중했다. 이날 홈런도 우측으로 밀어친 타구였다. 이진영은 “원래 당겨치는 타구가 많았는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라며 “(밀어치기로) 타구 방향을 우측으로 바꾸다 보니 변화구 대처도 잘 되고 공도 오래 볼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이진영은 “내가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자리가 언제든 다른 선수로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함이 그의 승부욕에 불을 지핀다. 지난 달 사흘 간 휴식차 경기를 뛰지 않을 때도 불안한 마음이 컸다.
이진영은 지난달 5일 삼성전에서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발목을 강하게 맞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교체 사인을 보냈으나 이진영은 끝까지 고통을 참고 타석을 지켰다. 이진영은 당시를 떠올리며 “내가 빠지면 다른 선수가 그 자리를 채울 수 있으니 한 타석이 너무 소중하다. 그래서 아파도 참았다”라고 말했다.
이진영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 주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끝까지 열심히 하는 중이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