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1일 72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세 차례나 만나 협상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빈손으로 헤어졌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2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도 여야 간의 샅바 싸움이 끝나지 않으면서 기한 내 처리가 더욱 어려워졌다.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 종료일인 9일까지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의 김병기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국민의힘의 송언석 원내대표와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등은 이날 국회에서 세 차례나 만나 내년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등을 두고 협상을 했으나 합의 대신 신경전만 벌이다 헤어졌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역점을 두는 인공지능(AI), 모태펀드, 지역사랑상품권,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한미 관세 협상 관련 예산 등에 대한 감액을 강하게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민생을 볼모로 삼은 무분별한 삭감 요구”라고 반발하며 야당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산부수법안의 경우 민주당은 전 과표구간에 걸쳐 법인세율을 1%포인트씩 인상하고 수익 1조 원 이상의 금융보험사에 부과하는 교육세율도 0.5%에서 1%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하위 2개 법인세 과표구간에는 현행 세율을 유지하고 교육세 인상은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양당은 휴일인 전날에도 만나 협상을 시도했으나 이러한 입장 차 탓에 빈손으로 회동을 종료했다. 결국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사 기한인 11월 30일을 넘기면서 예산안은 국회법에 따라 정부 원안이 이날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됐다.
양측의 이런 입장 차는 이날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에 열린 첫 회동이 시작된 지 20분여 만에 협상장을 박차고 나갔고 문 수석부대표는 기자들에게 “(국민의힘은)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해주지 않으면 (합의를) 못 한다는 것”이라며 “합의하자는 것인지, 말자는 것인지 정확하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50여 분이 지난 뒤 송 원내대표와 유 수석부대표가 협상장으로 돌아왔으나 이번에도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내달으면서 40분 만에 빈손으로 회동을 마쳤다. 양당 원내지도부는 각 당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끼리 별도의 협의를 마친 뒤 오후에 다시 만나 협의를 진행했으나 협상은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이날까지도 양당이 합의에 실패하고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단 하루 남겨두면서 국회가 올해도 정해진 기한을 못 지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민주당은 예산안 합의 통과가 지연될 경우 단독 처리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정기국회 종료일인 9일까지는 합의를 통한 수정안 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왈가왈부] 과학기술 기관장 줄줄이 공백…‘과학 강국’은 헛구호인가요](https://newsimg.sedaily.com/2025/12/01/2H1K9YDUCA_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