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먹고 운동도 하는데 살이 쪄요.”
중년으로 접어든 수많은 사람들이 ‘나잇살이 찐다’고 토로한다. 일부는 ‘음식을 더 많이 먹고 나이가 들어 활동량이 줄어드니 살이 찌는 것’이라고 반박하지만, 실제로 중년기가 되면 대사 기능이 떨어지면서 젊을 때와 달리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쉽게 찐다. 특히 자칫 방심하면 아랫배가 볼록 튀어나오고 허리둘레가 급격하게 늘어난다.
문제는 체중이 늘어나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대사증후군을 겪으면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도 높아져 중년기에는 신진대사를 촉진할 수 있는 음식을 먹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중년기 노화를 늦추고 신진대사는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과일’에 대해 알아보자.
미국 건강·영양 정보 매체 ‘잇디스낫댓(EatThis, NotThat)’에 따르면 영양소와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과일은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과일은 ‘당’이 높아 당뇨병의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도 있지만, 당분 함량이 낮고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과일을 적당량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좋다.

◆블루베리=대표적인 ‘슈퍼푸드’로 손꼽히는 블루베리는 노화 방지에 탁월하다. 중년 이후에는 몸 안에 활성산소가 증가해 세포 손상과 노화를 가속하는데, 블루베리에 들어 있는 항산화 성분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이 뛰어나서다.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블루베리에는 안토시아닌·카로티노이드·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다. 특히 카테킨 성분은 복부에 쌓인 지방을 감소시키면서 대사증후군의 위험도 낮춘다. 또 소장에서 당과 콜레스테롤이 흡수되는 것을 억제하고 장내에 유해 물질이 쌓이는 것을 차단한다.
무엇보다 베리류 과일은 당분 함량과 열량이 낮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블루베리 100g의 열량은 43㎉이며, 당류는 7.86g이 들어 있다.

◆키위=한입 베어 물면 상큼한 과즙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키위는 비타민C 덩어리다. 흔히 비타민C의 대표적인 과일로 떠올리는 오렌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양을 가지고 있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골드키위와 그린키위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100g 기준 각각 90.94㎎과 86.51㎎이다.
비타민C도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킨다. 무엇보다 비타민C는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으로 보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몸에 비타민C가 부족하면 활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비타민C는 면역력을 높인다. 중년 이후에는 면역력 저하로 각종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만큼 상큼한 키위로 몸의 활력을 높이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사과=사과는 ‘건강을 지켜주는 과일’을 선정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당분이 적고 식이섬유와 항산화물질이 풍부해서다. 특히 중년 이후 뱃살과 콜레스테롤 관리에는 사과만 한 과일이 없다.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사과에 들어 있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은 장내에서 수분을 흡수해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배변 활동을 도와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 또 펙틴은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 배출을 도와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은 노화를 방지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사과에 풍부한 클로로젠산은 폴리페놀의 한 종류로, 비만을 예방하고 혈당을 조절하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저녁에 먹는 사과는 독’이라는 속설은 사실일까.
국립식량과학원 관계자는 “사과는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흡수를 돕고 배변 기능에 도움을 준다”며 “다만 위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이 저녁에 사과를 먹으면 위액 분비 촉진으로 속이 불편할 수 있어 저녁에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나연 기자 kny0621@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