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생산 불균형이 원인...3년 연속 오름세
유통 채널 다각화·생산량 조절 통해 해법 모색
업계 관계자 "결국 수요 회복이 근본적 해결책"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제지업계가 급증한 재고자산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고, 창고에 쌓이는 물량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제지업 특성상 원재료와 완제품을 장기간 보관·관리해야 해 비용 부담이 적지 않아,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는 생산량 조절과 유통채널 다변화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수요 회복뿐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 3년 연속 증가세...글로벌 경기 위축 탓 재고자산 '급증'
7일 업계에 따르면 제지업계가 업황부진 영향으로 한층 높아진 재고자산 부담을 떠안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재고 관리에 따른 비용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솔제지의 재고자산은 4478억5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3961억6800만원) 대비 13.0% 증가한 수준으로, 2023년(3389억5300만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가까이 급증했다.
경쟁사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깨끗한나라는 재고자산이 급증했던 2022년(792억6165만원)을 제외하면 ▲2021년 461억1332만원 ▲2023년 582억3420만원 ▲2024년 628억971만원 ▲2025년 상반기 763억1829만원으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림페이퍼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2023년 2456억원이던 재고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2629억원으로 불어났다. 오너 3세인 이도균 무림그룹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진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제지업계 전반의 재고자산이 불어나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탓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의 공장 가동률은 각각 80~90% 수준으로 비교적 높지만, 시장 소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미국 보편관세 15% 부과로 업계 환경이 악화됐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제지업계 내 수출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제지업계에서의 재고자산 증가는 타 업계 대비 큰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종이는 부피가 크고 대량 보관이 필요한 데다, 온도와 습도 변화에도 민감해 높은 보관 비용이 필요하다.
실제로 유한킴벌리는 지난 2023년 5억8818만원에 불과했던 재고자산 평가 손실이 지난해 29억5989만원으로 5배가량 급증했다. 제지업계에서는 짧은 기간에도 재고자산으로 인한 손실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한 제지업계 관계자는 "종이의 부피가 크고 대량 보관이 필요해 창고 비용 부담이 크다"며 "적절한 보관을 위해서는 적정 습도와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추가적인 환경 관리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밝혔다.
◆ 제지업계, 유통채널 확보·생산 시스템 고도화...재고자산 감축 '안간힘'
제지업계에서는 늘어나는 재고자산을 줄이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국내외 판매 채널을 다각화해 재고 회전율을 높이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HL사업부를 중심으로 국내외 판매 채널을 다각화해 재고 회전율을 높이고 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미국과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서도 유통 기반을 확대해 제품의 시장 내 순환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깨끗한나라는 해외 펄프사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안정적인 원료 수급 체계를 구축하고, 재고 효율화를 위해 안정적 생산 운영을 유지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제지업계 재고자산 문제는 결국 생산과 수요의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이므로,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4분기에 캘린더나 다이어리 등 펄프 관련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에 일부러 재고자산을 늘린 측면도 있다"며 "하지만 결국 재고자산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제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야 한다"고 전했다.
stpoems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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