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산 석유 구매하면 2차 제재"…'최대 수입국' 중국 압박

2025-05-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이란산 석유를 구매하는 모든 국가와 개인에 대해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미국과의 핵협상이 답보 상태인 이란의 수익원을 차단하고, 이란산 석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산 석유나 석유화학 제품의 모든 구매를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란에서 석유나 석유화학 제품을 구매하는 모든 국가나 사람은 즉시 2차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과 어떤 방식, 형태, 유형으로든 거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차 제재는 미 정부의 직접적인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자에 대해서도 미국과의 교역, 금융 거래 등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백악관은 이런 제재가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어떻게 시행될지는 아직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당초 오는 3일로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의 4차 핵협상이 연기된 직후 나왔다. 핵협상 중재국인 오만은 "물류 상의 이유로 일정을 연기한다"며 "새 날짜가 상호 합의되면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번 2차 제재 경고는 이란에 대한 핵협상 압박 수위를 높이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석유 수익을 중동 전역의 무장 세력 지원에 쓰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동시에 미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미 정부는 현재 중국이 이란산 석유의 최대 수입국이라고 지목했다. 중국은 이란이 하루 평균 160만 배럴 정도 수출하는 원유와 초경질유 대부분을 구매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에너지 컨설팅회사 라피단에너지의 스콧 모델 최고경영자(CEO)는 NBC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하루 100만 배럴 넘게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이란산 석유 수입을 담당하는) 중국 국영기업이나 관련 인프라를 정조준하지 않는 한, 이번 조치가 이란산 석유의 중국 수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국영기업 등 구체적인 제재 대상을 지목하지 않은 만큼 이번 조치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지난 집권 때도 2018년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한 후 이란산 석유 수출을 차단하는 제재를 가했다. 이로 인해 이란의 공식 석유 수출량은 급감했지만, 중국은 '유령 선단', 제3국 경유 등의 방법으로 이란산 석유를 계속 수입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1.8%(1.07달러) 상승한 배럴 당 62.13달러(약 9만 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전장 대비 1.8%(1.03달러) 올라 배럴 당 59.24달러(약 8만5000원)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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