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임산부·5살배기 목숨 앗아간 미얀마군···수세 몰리자 병원까지 공습

2025-03-25

저항 세력의 공세로 위기에 몰린 미얀마군이 반군 점령 지역에 있는 진료소에 공습을 가해 의료진과 어린이 등 민간인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24일 미얀마 매체 미얀마나우는 미얀마군이 지난 22일 오전 8시38분에 중부 마궤주 난카르 마을을 공습하면서 진료소에 있던 의료진과 환자 등 1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이번 공격으로 의사와 임신 4개월 차인 간호사 아내, 이들 부부의 5살배기 아들, 환자 8명 등이 숨졌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당시 미얀마군과 반군의 교전이 없었는데도 공습이 벌어졌다”며 “희생자에는 어린이 5명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파괴된 진료소에서 함께 근무하던 의사·간호사 부부는 2021년 2월 쿠데타 직후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했고, 산간 지역을 돌아다니며 임시 진료소를 차려놓고 환자를 돌봐온 것으로 전해졌다. ‘군부 밑에서는 일하지 않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저항 운동을 하는 CDM은 미얀마 의료 대부분을 책임지는 공공 의료진 주도로 시작됐다.

각 분야 공무원들은 CDM에 대거 참여하면서 군사정권에 타격을 줬다. CDM에 참가한 의료계 종사자는 약 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정은 CDM에 참여한 의료진의 면허를 정지시키고 이들을 구속했다. 이달 초에는 쿠데타 직전 해인 2020년 의대를 졸업한 약 1000명 중 CDM에 참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약 800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기도 했다.

최근 미얀마군은 반군 세력으로부터 역공을 당하며 점령지를 잃고 있다. NUG는 지난 1월 군부 점령지는 미얀마 전체 330개 지역 중 32%인 107곳에 그쳤지만 반군 조직은 44%인 144곳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미얀마군은 수세에 몰리자 병원과 찻집 등 민간인 밀집 시설에 막무가내식으로 공습을 가하고 있다. 스위스 연구단체 ‘인시큐리티 인사이트’는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 의료진 135명이 군부에 의해 살해됐으며, 860명이 체포됐다고 집계했다.

NUG는 미얀마군의 의료시설 공격이 전쟁 중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제네바 협약 등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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