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성인 남성 군사훈련 의무화… “핵무기 갖고 싶다”

2025-03-08

투스크 총리, 의회 연설에서 밝혀

“프랑스 핵우산 제안 신중히 검토”

폴란드가 남성 전체를 상대로 군사 훈련 이수 의무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폴란드는 또 자체 핵무기 보유에 대한 열망도 드러냈다.

7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폴란드 모든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준비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몇 개월 이내에 세부 계획을 확정해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폴란드군 병력은 예비군을 포함해 20만명 규모다. 폴란드 정부는 이를 50만명까지 2.5배가량 늘리는 것이 목표다. 투스크 총리는 “러시아군은 약 130만명의 병력을 보유한 반면 그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군은 80만명에 불과하다”는 말로 군대 규모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투스크 총리의 말이 징병제 부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군사 훈련을 마친 성인 남성 전부가 일정 기간 군에서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예비군에 편입되거나 유사시 신속하게 동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폴란드는 동서 냉전 종식과 공산주의에서 민주주의로의 체제 변화 이후에도 꽤 오랫동안 징병제를 유지하다가 2008년 비로소 모병제로 전환했다.

물론 성인 여성도 본인의 희망에 따라 군사 훈련을 받을 수 있으나 투스크 총리는 “전쟁은 여전히 남성의 영역”이란 말로 여성에 대한 군사 훈련 의무화에는 선을 그었다.

투스크 총리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자국의 안전을 확실히 보장하기 위해 핵무기를 갖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자체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더 안전해질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 길은 매우 멀 것이며 (국제사회와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인 폴란드가 핵무기 개발에 나선다면 즉각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할 것이란 고뇌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동맹국인 프랑스의 핵무기에 의존하는 방법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상황에서 프랑스는 ‘유럽 동맹국이 필요로 하는 하는 경우 우리가 핵우산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공공연히 강조하고 있다. 이미 독일이 프랑스의 핵 억지력에 기대는 방안에 긍정적 태도를 내비쳤다. 투스크 총리도 이날 “프랑스의 핵우산 제공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대대적인 군비 확장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K2 전차 등 한국 무기를 대거 수입했다. 현재 폴란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 예산 비율은 4.7%로 나토 회원국들 가운데 가장 높다. 투스크 총리는 “폴란드의 GDP 대비 방위비 지출을 향후 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더 많은 한국산 무기 도입 계약이 성사될 전망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