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전 회장 심상찮다...美씽크탱크 세우고 마이크론 합류, 왜

2025-03-08

TSMC 전직 회장이 미국에서 의미심장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텔 전·현직 이사들과 함께 미국 정치권에 기술 정책을 자문하는 기구를 설립하는가 하면, 세계 3위 메모리 회사 마이크론의 이사진으로 합류했다.

美 마이크론, 리우 전 회장 이사회 영입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마이크론은 마크 리우 전 TSMC 회장을 이사회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마크의 경험은 데이터센터에서 엣지(최종 소비자용)까지, 인공지능(AI) 시장 성장 기회에 마이크론의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미국 기업이지만 대만에 대형 생산기지를 갖췄고, 특히 대만을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로 삼으려 한다. 지난해 말 대만에 세 번째 사옥을 개관하고 2000명 현지 추가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리우 전 회장의 이사 영입은 이런 대만-마이크론의 밀착 행보 중에 이뤄져 주목받고 있다.

美 버클리 내 ‘첨단 제조 씽크탱크’ 설립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UC 버클리)는 지난달 17일 마크 리우(류더윈) 전 TSMC 회장이 이 학교 공과대학 내에 ‘기술 경쟁력 및 산업 정책 센터(TCIP)’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학에서 공학 석·박사를 받았다.

리우 전 회장은 보도자료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화는 첨단 기술의 전방 연구와 후방 제조를 분리했고, 그 결과 새로운 혁신이 반드시 부의 창출로 이어지지 않았다”라며 “그것이 우리나라(미국)의 경제·안보 초석이 되는 기술 리더십을 약화시켰다”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분리한 ‘글로벌 분업’의 최대 수혜자는 자신이 회장으로 일했던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다.

또한 그는 “연구부터 제품 개발 및 제조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최종 시장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라면서 “미국 정책입안자와 의원들에게 첨단 기술 정책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 TCIP의 목표”라고도 했다.

리우 전 회장은 ‘미국에서 반도체 만들기’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로 꼽힌다. 그의 회장 임기(2018~2024년 6월) 막바지에 TSMC는 애리조나 공장 수율과 현지 직원 반발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미국 애리조나 직원들이 ‘대만 스타일’ 노동 조건에 불만을 표출하자, 리우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반도체에 대한 열정이 없고 장시간 교대 근무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이 업계에서 직업을 찾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이제 미국의 모교에서 미국 첨단 반도체 제조 산업과 정책에 기여하겠다며 산학 씽크탱크를 설립한 것이다. 그가 미국 내 산·학계 인맥을 활용해 TSMC 및 대만의 입장 반영하는 기술 여론을 조성할지 주목되는 배경이다.

TCIP, 인텔 전·현직 이사 모여

TCIP 운영위원회에는 대만계 미국인인 추재킹 리우 UC버클리 공대 학장, 말레이시아계 미국인인 립부탄 전 케이던스 회장 등 아시아계 반도체 거물들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들은 인텔 전현직 이사들이라 관심을 끈다.

반도체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EDA) 선두 기업인 케이던스를 이끌었던 립부탄 전 회장은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사임 후, 위기의 인텔을 살릴 후임 CEO로 물망에 오르는 이다. 그는 지난 2022~2024년 인텔 이사회 일원으로 파운드리 운영을 감독했으나 당시 경영진과 의견이 달라 사임했었다. 추재킹 리우 교수는 현재 인텔 이사회 멤버다. 리우 전 회장은 미국 유학 후 인텔에서 근무하다가 1993년 TSMC에 합류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