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장의 변신, 어디까지 가나

2024-10-29

[FETV=김주영 기자] 아파트 주차장이 단순히 차량을 주차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점점 더 입주민 편의성을 고려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입주민들이 필요한 경우 주차장 공간의 용도를 변경하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최근 건설사들은 아파트 설계 초기 단계부터 주차장의 다목적 활용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부가 시설을 추가하는 추세다. 주차장을 통해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편의를 제공하려는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차고' 역할에서 벗어나 아파트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주차장의 지하화 추세에 따라 지하 주차장 안에서도 입주민이 살고있는 아파트를 쉽게 찾을 수 있는 ‘통로’역할을 하는 주차장이 있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지하 주차장에 유니버설 디자인 기반의 ‘히어 앤 썸웨어’ 웨이파인딩 시스템을 도입했다. 히어 앤 ᄊᅠᆷ웨어는 누구나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안전을 고려한 색채와 픽토그램으로 직관성을 높인 디자인이다. 특히 색약자나 노약자를 위해 인지성이 높은 색상과 서체를 사용하고, 픽토그램을 통해 언어 장벽을 넘어 다양한 입주민이 쉽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최근 주차장의 안 쓰는 공간을 세대창고로 활용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공간 일부를 입주민이 개별 창고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입주민들은 이 공간을 캠핑 용품처럼 차량에서 집 안으로 굳이 들고 오지 않아도 되는 물건들이나 계절 용품, 또 취미 용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 아파트의 수납 문제를 보완하고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HL D&I 한라, 대방건설 등 많은 건설사가 세대창고를 주차장 일부 공간에 설계하고 있다.

주차장의 구조물을 활용하기도 한다. DL이앤씨는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램프 구조물 상부를 휴게 정원 컨셉의 조경 공간으로 설계해 단지 내 녹지 공간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차 공간이 녹지와 어우러지며 입주민에게 여유로운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3차 단지'에는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시설을 갖추고 있다. 주차장 기둥마다 과금형 콘센트를 설치해 전기차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주차장 내 웰컴 라이팅 시스템과 대기 전력 차단 시스템도 함께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한편, 사용자 편의성 역시 강화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건설사들이 아파트 주차장에 다양한 차량 관련 편의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세차 공간, 자전거 보관소 등 주차장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입주민들의 편의를 높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하지만 주차장의 변화가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몇몇 입주민들은 “주차난 해결이 먼저”라며, “차량 몇 대를 더 주차시킬지 더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주차장 확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주차장 부가시설에 대해서는 “주차장은 애초에 1가구에 배당되는 차량의 대수에 따라 지어지기 때문에 부가시설이 설치 되는 것과 주차난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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