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철강] ①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대응 방안은

2025-02-10

"대미 수출품, 경쟁력 확보한 제품들로 단기 대응 가능"

"미국 생산 원가 압력...장기적 근본 대책 마련 필수"

韓 철강사들, 고강도 내부 정비·미국 직접 진출 등 모색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한국 철강업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 철강 제품의 품질 경쟁력이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철강 제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는 단기적으로는 충분히 대응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한국 철강업계의 미국 현지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 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11~12일쯤에는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그 즉시 효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재임 시절에도 수입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압박한 적이 있다.

다만 당시에는 한국 정부가 협상에 나서 관세 대신 2015~2017년 연평균 철강 수출량의 약 70%인 268만 톤을 수출 최대 물량(쿼터)으로 적용하기로 하면서 관세를 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 발표에 대해 한국 철강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다만 한국만을 대상으로 한 관세가 아닌 보편적 관세라는 점,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한국산 철강 제품은 이미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당장 심각한 위기가 오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 제품들은 사실 대체가 잘 안 되는 제품들로, 미국 내 생산 시설이 부족하거나 제품 수준이 떨어져서 미국 내 고객들이 선택한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25% 관세가 붙는다고 해서 (관세가 없는) 미국산 저품질 제품을 쓸 수는 없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생산 원가가 급격하게 올라갈 것"이라며 "그래서 가격 부담에도 수입을 우선 유지하고 대체재를 계속 찾으려 하겠지만 당장은 전체 물량을 삭감하고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철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부과는 이미 취임 전부터 예고돼 왔던 터라 각 사별로 어느 정도 기존 계약에 대해 사전 조율을 진행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한국 철강업계의 대응이 가능하더라도 결국 장기적으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25% 관세 부과는) 미국 내 생산자 원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되고, 그에 따라 미국 내 철강 소비가 위축될 수도 있다"며 "결국 철강사의 경쟁력이 시험대에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이미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를 기반으로 강도 높은 내부 정비에 나섰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원가 구조 혁신을 위한 'CI2030'(Cost Innovation 2030)(가칭) 프로젝트를 중점 과제로 정하고 원재료 고정비와 정비비, 작업 협력비를 대폭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3세대 강판 개발 등 고부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차강판 공급 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설비 투자는 지속하되 효율화를 위해서는 구조적인 수익성 제고를 검토하면서 이어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의 미국 직접 투자 결정 및 속도도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제철은 앞서 미국 남부 현지에 제철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현지 시간)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를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필수적인 해결책"이라고 장문의 자료를 내면서 현대제철의 미국 투자 내용을 근거로 들며 우회적인 압박에도 나섰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2024년 전철강 수입량은 2618만 톤으로 캐나다(595만 톤, 22.7%), 브라질(408만 톤, 15.6%), 멕시코(319만 톤, 12.2%), 한국(255만 톤, 9.7%), 베트남(124만 톤, 4.7%), 일본(107만 톤, 4.1%) 독일(97만 톤, 3.7%)순이다. 중국은 46만 톤(1.8%)이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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