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도 개인 맞춤”…아스리젠, '3D프린팅+줄기세포'로 무릎 재생 시대 연다

2025-07-17

“관절염으로 고통받는 분들을 보면서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제나 의료기기가 무엇인지 파악했고, 환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앞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 제품으로 관절염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장이자 '무릎 수술 명의'인 왕준호 교수가 개인 맞춤형 무릎 재생 의료기기 기업 '아스리젠'을 창업했다. 왕 교수는 나성범, 고우석 등 유명 야구 선수들과 최준용 등 농구선수, 이광연 골키퍼 등 축구선수들을 수술했다. 또 U20 대표팀, 2021년 도쿄 올림픽 축구팀닥터 등으로 봉사했다.

왕 교수는 “재건술로 회복 가능한 전방십자인대와 달리, 반월연골판은 재생이 어려워 환자 치료가 참 어렵다”면서 “수천 건의 무릎 수술 경험과 20년간의 재생의학 연구를 바탕으로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교원창업 기업인 아스리젠의 파이프라인은 크게 두 가지다. 무릎 관절 내 반월연골판이 손상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환자 맞춤형 3D 반월 연골판 대체재(의료기기)와 △줄기세포를 활용한 관절 연골 재생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아스리젠 인공관절은 정형화된 사이즈가 아닌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된다. 왕 교수는 “환자 개개인의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연골 손상 부위와 범위, 무릎의 축 등이 제각각인데, 동일한 크기의 제품을 사용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며 “3D프린팅 기술로 MRI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밀 설계하면, 환자 맞춤형 인공연골 제작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생체흡수성 고분자를 사용해 생체친화적이고,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다. 사용기간 역시 반영구적이다. 의료기기 유효성 임상을 위해 내년에 전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 다른 축은 줄기세포 기반 연골 재생 세포치료제다. 연골 세포 기질을 더 많이 함유하고 생착력이 더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한 번의 수술'로 재생 효과를 높이는 방식이다. 왕 교수는 “세포를 뭉쳐 놓은 오가노이드 형태로 이식하면 생착률이 높고 연골 재생력이 향상된다”면서 “현재 염소 대상 전임상을 진행 중이며, 2027년 임상 진입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스리젠은 삼성서울병원 GMP 시설을 활용해 세포 생산 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다. 왕 교수는 “정형외과 전문성과 학회 네트워크, 병원의 기술 기반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빠른 임상과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인공관절은 보통 60대에 수술하기 때문에 젊은 환자들의 무릎 관절염, 특히 인공관절 수술 대상이 아닌 4050세대 환자들의 수요가 클 것”이라며 “향후 스포츠 선수 및 고령층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현장에서 느낀 환자의 고통과 수요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가 직접 의료기기를 개발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다. 아스리젠은 연말까지 시드 투자를 유치해 전임상 및 마스터 셀뱅크 구축에 자금을 투입하고, 이후 본격적인 임상과 상용화를 준비할 계획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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