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질환 있으면 암 발생·사망 위험 높아진다··· 50세 이상은 더 주의해야

2025-07-17

치아가 빠지거나 치은염을 앓는 등 구강질환이 있으면 암 발생률과 암으로 인한 사망률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50세 이상 장년층에서 치아 상실이 있으면 전체 암 발생 위험을 18%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김계형 교수와 서울시보라매병원 공공부문 이승연 박사 연구팀은 충치, 치은염, 치아 상실 등 3종의 구강질환 유무에 따른 암 발생률 및 사망률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프로그레스(Science Progress)’에 게재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은 2009년 구강검진을 받은 성인 384만5280명을 대상으로 2006~2019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 기록과 통계청 사망 자료를 연계해 10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잇몸 질환이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폐 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비롯해 암 발병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각각의 구강질환이 암종에 따라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결론이 부족해 연구진은 상세한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구강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아 상실이 있으면 대장암은 13%, 간암은 9%, 위암은 8%, 폐암은 4% 더 많이 발생했다. 치은염이 있는 경우에도 간암과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각각 8%, 7% 증가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구강질환이 있는 경우 12% 더 높았다. 치아 상실이 있으면 전립선암 사망률이 24%, 위암은 21%, 간암은 16%, 대장암은 14%, 폐암은 8% 증가했다. 치은염도 간암 사망률을 11%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영향은 특히 50세 이상 장년층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치아 상실은 전체 암 발생 위험을 18%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위암·대장암·간암 등 주요 소화기계 암 모두에서 더 높은 발생률이 확인됐다. 또한 소득수준이 높은 그룹과 흡연 경험이 있는 그룹에서도 치아 상실에 따른 암 발생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났다. 흡연 경험이 없는 경우에도 구강질환은 위암·대장암·간암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구강질환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계형 교수는 “구강질환은 단순히 치아 건강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만성 염증을 통해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이 과정이 암의 발생 및 진행에 관여할 수 있다”며 “정기적인 구강 검진과 위생 관리, 치과 치료는 암 예방의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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