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박지환(20)은 지난 4월20일 2군으로 내려갔다. 1라운드 신인 야수로 뛴 지난 시즌 전반기에는 맹활약을 해 올스타에 뽑혔다. 2년 차가 된 올해는 시즌 전부터 SSG 야수 ‘리모델링’의 중심축으로 주목받았지만, 어느덧 2군에서 보낸 시간이 1군에서보다 훨씬 길어졌다.
그러나 구단도 선수도 서두르지 않는다. 착실하게 준비하고 1군에서 제대로 활약하겠다는 각오다. 박지환은 11일 인천 강화군 SSG 퓨처스필드에서 2군 경기를 앞두고 “1군에 올라가면 다시 내려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박지환은 계속 부진했다. 1군 엔트리 말소 전까지 18경기에서 48타수 8안타, 타율 0.167에 그쳤다. 최정이 시즌 전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낯선 3루 자리까지 맡다 보니 어려움이 더 컸다. 비시즌 기간 꾸준히 3루 수비를 연습했지만, 최정의 부상 속에 선발 3루수로 나가는 건 중압감이 달랐다. 수비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타석에서도 더 어려움을 겪었다. 아무 걱정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던 지난해 신인 시즌과 달리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박지환은 “삼진을 너무 안 먹으려고 했다. 방망이 중심에 맞히려는 생각이 강하다 보니 스윙 자체가 짧아졌다. 그러니까 몸 전체가 오히려 안 돌아갔다”고 말했다.
박지환을 2군으로 내리면서, SSG는 토대부터 새로 보강하기로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비중을 크게 늘렸다. 기술적인 문제 이전에 몸부터 확실히 키워야 한다는 판단이다. 몸을 키워야 타구에 힘이 붙고, 무엇보다 1군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만들어진다. 박지환은 지난 시즌에도 체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기 타율 0.364 맹타를 휘두르며 올스타까지 꿰찼는데 여름 들어 페이스가 확 떨어졌다. 7월 월간 타율 0.237로 무너졌고 8·9월에는 더 추락했다. 1군에서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 2군에 있는 시간이 박지환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박지환은 시즌 전부터 고명준(23), 정준재(22)와 함께 SSG ‘리모델링’의 핵심 3인방으로 꼽혔다. 고명준과 정준재는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털어내고 조금씩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박지환까지 1군으로 돌아간다면 비로소 퍼즐 조각이 다시 맞춰진다.
박지환에게 거는 기대는 여전히 높다. 박정권 SSG 퓨처스 감독은 “앞으로 20년은 더 야구를 할 친구다. 워낙 센스가 좋다”고 칭찬했다. 3루와 2루, 외야까지 돌면서 커질 수밖에 없었던 수비 부담도 일단 줄였다. 2군에서는 2루수와 우익수로만 꾸준히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