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이 미끼, 2명은 사격"…북한군이 직접 그린 '드론 사냥법'

2024-12-26

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의 '드론(무인기) 사냥법'이라며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한 북한군 병사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를 2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그간 전장에 투입된 북한군이 특히 드론 공격에 취약했던 만큼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을 수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날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드론을 격추하기 위한 북한군의 작전 개념을 묘사한 그림이 담긴 것이라며 노트에 적힌 듯한 문서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수첩에 적혀 있던 내용인데,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해당 병사가 전우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편지글 같은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일종의 '드론 사냥법'이 담긴 이 메모 역시 같은 수첩에 있던 것이라고 우크라이나군 측은 밝혔다.

그림에는 3명의 병사가 합동 작전을 펴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드론에서 7m 정도 떨어진 한 병사가 드론을 유인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마디로 미끼 역할인 셈이다. 나머지 두 병사는 10∼12m 거리에서 드론이 공격을 위해 멈추면 일제히 사격해 제거하는 식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이게 진짜 북한의 전술인지 러시아가 가르쳐준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이 전술은 살아있는 미끼를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풀이했다.

서방 군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에 1만1000명을 파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가 탈환을 노리는 이 지역에서 북한군은 탁 트인 지형 때문에 우크라이나 드론에 큰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GUR)은 북한군의 실전 경험 부족을 지적하며 "북한군 참전이 전황에 주목할만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GUR은 또 북한군이 현대전, 특히 드론에 경험이 거의 없으며 "원시적이고, 솔직히 말하면 2차 세계대전 당시에 가까운 전술을 쓴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북한군이 대규모 사상자를 냈지만, 기존 전술을 거의 바꾸지 않고 보병 진격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쿠르스크에서 죽거나 다친 북한군이 3000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파병 인력의 27%가 이미 전사한 셈이다.

북한군의 이탈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북한군 18명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탈영했다가 러시아 당국에 붙잡혔다고 한다. 이들은 탈영 직전 며칠간 음식 없이 숲속에 방치됐었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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