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통해 美 국방부에 지시한 사실 소개
전쟁 조기 종식 원하는 트럼프와 ‘엇박자’
임기 만료를 20여일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성탄절에 맞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을 성토하며 “우크라니아에 더 많은 미사일을 제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더 이상의 확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가 크리스마스 이른 아침 우크라이나 도시와 주요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며 “이 끔찍한 공격의 목적은 겨울철 우크라이나 국민이 충분한 난방을 하지 못하게 차단하고 전력 공급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크리스마스에 미사일 70기, 드론 100대로 우리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며 “일부러 크리스마스를 공격 날짜로 선택한 것은 비인도적 행위”라고 규탄했다.
바이든은 “미국과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승리할 때까지(until Ukraine triumphs over Russia’s aggression) 계속 우크라이나와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수백 발의 방공 미사일을 제공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미사일을 인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계속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했다”고도 했다.
문제는 바이든이 오는 1월20일 트럼프에게 정권을 이양하고 물러나야 할 처지라는 점이다. 임기가 끝나는 그날까지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제공하겠다는 바이든의 방침은 전쟁 종식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트럼프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지난 16일 당선인 신분으로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가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에 대해 “매우 어리석다”, “큰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등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전쟁을 시급히 끝내야 할 판국에 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를 자극해 확전으로 이어지게 만드냐는 힐난으로 풀이된다. 이후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너무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으며, 가능한 한 빨리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대선 선거운동 기간 내내 트럼프는 “내가 당선되면 취임 후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 구체적 해법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유럽의 동맹국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을 확 줄이거나 아예 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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