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제시안 수용 불가”…현대제철 노조, 11일 전면파업·상경투쟁 돌입

2025-02-11

【 청년일보 】 11일 현대제철 노조가 전면파업을 선언하고 상경투쟁에 돌입했다. 이날 노조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차그룹 사옥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지난해 9월 첫 상견례 이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이어온 노사 양측은 올해 2월 초까지 교섭을 이어왔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사측은 지난 6일 열린 20차 교섭에서 올해 처음으로 ▲기본 성과급 400% ▲경영 성과금 500만원 등의 내용을 담은 제시안을 노조 측에 전달했지만 수용되지 못했다. 이는 현대차의 2024년 교섭 내용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는게 노조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노조 측은 ▲기본급 15만9천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급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천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차량 할인 20%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현대차그룹 내 공급망을 담당하는 부품 및 자재 계열사가 현대차 원청의 통제를 받고 있는데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8.1%를 달성한 현대차에 부의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한주 금속노조 언론국장은 “노조가 양재동으로 가는 이유는 하나의 공급망 차원에서 현대자동차 원청이 모두 통제하고 있고, 부품이든 철강이든 현대차가 다른 계열사로부터 자재와 부품을 납품받고 완성차로 판매해 영업이익률을 10% 가까이 기록했는데 계열사, 부품사, 철강회사 등의 몫도 당연히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회사(현대제철)는 단위사업장만 보고 영업이익률이 1~2%에 그친다고 한다. 하지만 금속노조 차원에서도 하나의 공급망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모든 이익과 이윤은 현대차·기아에 쏠리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국장은 “이윤을 현대차 원청만 가져가는게 아니라 부품사와 계열사에 고루 분배해야 한다”며 “몇년전부터 금속노조가 지적했지만 현대차에서 모두 통제를 하며 점점 더 부의 쏠림이 심각해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품사나 계열사 입장에서도 양재동을 겨냥해 원청이 영업이익을 올린 것에 대해 정당한 부의 분배를 하라고 요구하면서 공급망 차원의 정책을 마련해 이윤의 원청 쏠림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대응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대기업 원청과 그 아래 계열사간 이뤄진 수직계열화 구조와 생태계를 수평화시키지 않으면 기업간 격차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노동자 요구를 조금 수용해줘야 기업간 격차를 줄일 수 있고, 불평등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노조는 지난 1월 21일 오전 7시부터 당진 냉연공장을 포함한 4개 공장 가동을 24시간 중단하는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인천·포항공장도 임단협 관련 파업으로 같은 기간 생산 가동을 중단하고 23일에서야 생산을 재개했다.

한편 사측은 노조와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노조 측과 협의를 계속 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임단협을 원만히 풀어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조와 대화를 진행하며 합의점을 찾아갈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작년 9월 임단협을 시작해 제시안 없이 진행하다가 해를 넘겨 사측에서도 올해 처음 사측 제시안을 노조 측에 전달했다”며 “노조가 이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아 파업에 들어갔는데 최종 제시안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중간중간 결과를 지켜봐 주시면 어떨가 싶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사측은 정의선 회장의 자택이 있는 서울 한남동에서 진행되는 노조 측 집회에 대해서도 주택가에 민폐를 야기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철강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제철이 2024년 임단협에서 전년(2023년) 영업이익(7천983억원)에 근거한 성과급 지급 논의에 있어 사측이 무작정 노조 측의 입장을 반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노사간 합의점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 23조2천261억원, 영업이익 3천1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4%(2조6천886억원), 60.6%(4천839억원) 감소했다.

【 청년일보=선호균 기자 】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