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명성 잃어도 말해야겠다” 로치의 ‘달러 20% 붕괴’ 경고

2025-02-26

글로벌 머니

📈강남규가 만난 해외 전문가

스티븐 로치(전 모건스탠리 아태 회장) 예일대 명예교수는 올해 79세다. 이코노미스트로서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과감함보다는 신중함을, 직유보다는 은유를 선호할 나이다.

이런 로치 교수가 최근 중앙일보 배정원 기자와 인터뷰와 칼럼 등을 통해 2025년 2월 현재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가장 확실한 것’으로 여겨지는 인공지능(AI)과 미 달러 가치의 추락을 경고했다.

황혼기에 접어든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비관론자의 풍모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알리고 싶어서일까. 밀려드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글로벌 머니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자산시장에 대한 진단·예측, 추천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다. 이름 있는 이코노미스트라면 삼가는 일이다. 그런데 스티븐 로치 예일대 명예교수가 도발적인 마켓콜을 내놨다. AI와 달러 붕괴!

그런데 로치 교수는 2021년에도 달러 위기를 예측했다. 보기좋게 빗나가 스스로 틀린 것에 대해 또 다른 말을 하는 것을 망설이는 게 인간(it is very human to shy away from saying another word about something you got so wrong)”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망설임을 이겨내며 다시 경고한다는 얘기다.

AI와 달러는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확실한 것”이라고 하는데, 가격이 붕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코노미스트로서 그동한 쌓아온 명성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일을 한 이유가 무엇인가.

이코노미스트로서 내 역할을 늘 생각하며 살아왔다. 내가 월가에 있든, 아니면 아카데미아에 있든! 사실 이코노미스트로서 내 이력은 연방준비제도(Fed)에서 시작됐는데, 이때부터 통념을 다시 생각해 보는 책임감을 갖고 지냈다. 군중심리 등은 중요한 점들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내 경력의 황혼기다. 이코노미스트로서 내 경력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 모르지만, 본분에 충실하려고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본분이란 무엇인가.

시장과 세계경제에 대한 탐색(probe)이다. 자산에 대한 가치평가 차원뿐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시각, 특히 정치적 시각에서 시장과 세계경제를 살핀다. 물론 나는 정치학자가 아니다. 이코노미스트다. 하지만 경제학 관점만으론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의 집권 이후 정치적 관점에서도 시장과 경제를 보는 게 옳다.

‘군중심리’란 말을 했는데,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는 21세기에도 ‘군중심리’란 고전적인 개념이 적절할까.

AI 관련 종목의 주가 흐름 등에서 1840년대 사람인 찰스 맥케이가 『비정상적인 대중의 환상과 군중의 광기(Extraordinary Popular Delusions and the Madness of Crowds)』란 책에서 경고한 특징과 일치하는 현상이 엿보인다.

맥케이가 경고한 특징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맥케이가 180여 년 전에 쓴 책이 현재에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가 말한 군중심리는 버블 같은 전 국민적인 환상과 십자군전쟁이나 마녀사냥 같은 어리석은 행동, 연금술 같은 지적인 착각 등이다. 현재 AI 주가를 보면 맥케이가 말한 세 가지 특징 가운데 전 국민적인 환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환상이 어느 정도여서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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