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 찾은 수소 해법’ 프라이팬 코팅제 발라 수소 생산↑

2025-11-24

프라이팬 코팅제를 그린 수소 생산 장치의 부품에 발라 생산 성능을 1.4배 높인 기술이 나왔다. 코팅제가 수소 기포 부착을 막아 생산된 수소가 원활하게 배출되는 원리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과 이동욱·류정기 교수팀은 수전해 장치의 주요 부품인 ‘다공성 수송층(PTL)’에 테플론(PTFE)을 코팅해 수소 생산 성능을 40% 높였다고 24일 밝혔다.

수전해 장치는 물과 전기로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이다. 수소는 이 장치 전극의 촉매 표면에서 화학 반응해 만들어진다. 이때 수소 기체가 제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기포 형태로 촉매 표면을 덮어버리면 반응이 막혀 문제가 된다. 생산 반응이 일어나는 촉매 표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수소 기체가 빠져나가는 통로인 전극 ‘다공성 수송층’에 테플론을 발라 문제를 해결했다. 테플론은 원래 프라이팬의 음식 눌어붙음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을 수송층에 코팅하면 수소가 다공성 구조를 빠르게 통과해 배출되면서 기포가 촉매 표면에 달라붙지 않게 된다.

또 원료 공급을 막지 않기 위해서 수송층의 아래쪽 절반은 코팅하지 않는 전략을 썼다. 수송층은 생산물인 수소가 빠져나가는 통로인 동시에 원료인 물을 촉매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코팅제의 경우 물을 밀어내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수송층의 위쪽 절반만 코팅하면 가벼운 기체인 수소는 코팅이 된 위쪽으로 흘러나가고 원료는 여전히 아래쪽으로 잘 공급될 수 있다.

실제 이 코팅 다공성 수송층을 적용한 수전해 셀의 경우, 코팅 없는 셀에 비해 전류 밀도가 40% 증가했다. 전류 밀도는 단위 시간 당 생산량과 비례하는 지표다. 또 수소 기체가 통로를 막아 발생하는 전압 상승도 완화됐다.

코팅 과정도 간편해 상용화도 유리하다. 별도의 나노 가공이나 복잡한 공정 없이 액체 상태 코팅제를 분사해 열처리만 하면 된다. 연구팀은 225㎠ 넓이의 대면적 수송층도 실제로 제작했다.

류정기 교수는 “수전해에서는 다공성 수송층의 친수성이 강할수록 원료인 물 공급이 잘 돼 효율이 높다고 알려져 왔지만, 소수성 물질인 코팅제를 잘 활용하면 오히려 수소 생산이 잘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동욱 교수는 “테플론은 이미 대중화된 물질이라 다루기가 쉽고, 기존 수전해 장치 구조를 그대로 둔 채 표면에 코팅만 더해주면 되는 방식이라 적용이 간편하다”라며 “이번 기술은 수전해 장치 외에도 기체가 화학 반응에 관여하는 연료전지나 금속-공기전지 같은 전기화학 장치에서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윤석·이승현 연구원이 주도했다. 연구 결과는 전기화학 분야의 국제 권위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11월 8일자로 온라인 공개됐으며,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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