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대(對)동남아시아 수출액을 1년 새 14% 늘리며 올해 이 지역에서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 시장을 미국에 최종 수출하기 위한 우회 경로로 활용하는 동시에 현지 시장에 대한 ‘덤핑’ 공세 수위를 높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3303억 5000만 달러(약 485조 4000억 원)를 기록해 로이터의 전망치(3.8%)를 크게 상회했다. 권역별로 보면 올 1~11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9% 급감했지만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ASEAN·+13.7%), 유럽(+8.1%) 등 미국 이외의 시장에서 선방하면서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아세안 중 베트남(+22.7%)과 태국(+20.4%), 말레이시아(+13.3%)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아세안에 수출한 금액은 1~3분기 기준 5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수출 호조에 힘입어 중국의 동남아 무역흑자는 올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동남아를 대미 수출을 위한 우회 경로로 이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국에 부과한 관세는 19%로 중국에 부과한 47%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중국이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남아로 먼저 물건을 수출해 원산지를 바꿔치기한 뒤 미국에 최종 판매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최대 40%의 환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실제 시행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FT는 짚었다. 호주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의 수석경제학자인 롤랜드 라자는 “올해 중국의 대동남아 수출 60%가 동남아에서 제조돼 제3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구성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중국은 저가 경쟁력을 내세워 동남아 내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PwC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의 동남아 자동차 판매량은 2010년대 0%대로 미미했지만 올 상반기 5% 이상으로 늘어난 반면 일본 업체 점유율은 77%에서 62%까지 감소했다. 말레이시아 민주주의경제연구소에서 근무했던 도리스 리우 경제학자는 “지리적 근접성, 물류, 시장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동남아는 가장 적합한 출구 시장”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시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산 의존도를 크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중국·홍콩·한국 업체가 미국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년간 90%에서 50%로 급감했다. 빈자리는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국가와 인도 등으로 채워졌다. 웰스파고 측은 “중견 공급 업체들이 대만·베트남·인도네시아 등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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