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바꾸랴 인재 수혈하랴…애플 금쪽이 ‘AI 시리’ 근황은?

2025-04-23

애플이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를 음성비서 시리에 통합하는 게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애플은 대외적인 마찰에 대처하는 한편 내부 인력 구조를 계속해서 개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쓸 수 있을 때 광고해라” 지적받은 애플

문제가 된 것은 애플 인텔리전스의 광고 문구다. 미국의 민간 소비자보호단체 ‘BBB 내셔널 프로그램’이 22일(이하 현지시각) “애플에 미국 내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와 관련한 광고 내용을 수정 또는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BBB 내셔널은 프로그램개인정보보호와 비즈니스 광고 기준을 수립하는 데 목표를 둔 비영리단체다. 산하에 광고심의를 하는 ‘국가광고국(NAD)’을 두고 있는데, 여기서 애플 인텔리전스 소개 페이지 최상단에 적힌 ‘지금 사용 가능(Available now)’이라는 문구를 문제 삼았다. 이 광고를 하는 시점에, 사용자들이 해당 기능을 실제로 쓸 수 있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페이지에 언급된 주요 기능으로는 ▲알림 우선순위 ▲이미지 생성 도구 ▲AI 시리 ▲챗GPT가 통합된 글쓰기 도구 등이 있다. 일부 기능은 페이지가 생성된 시점에 사용할 수 없었으며, 수차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 기기에 적용됐다.

이에 NAD는 ‘지금 사용 가능’이라는 문구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고 봤다. 또한 애플이 해당 문구에 면책 조항을 각주 형태로 명시했으나, 눈에 잘 띄지 않고 내용이 충분히 명확하지 않았으며 ‘지금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할 수 있는 근거로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NAD 측은 애플에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표현은 지양하라”고 권고했다. 애플은 문제의 문구를 3월 말경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한편 NAD는 ‘지금 사용 가능’이라는 문구가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합한 시리, 일명 ‘AI 시리’에도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조사가 시작되자 애플은 NAD에 “AI 시리 기능이 당초 일정대로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며 “홍보 자료와 공시 내용을 수정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로 AI 시리를 사용하는 TV 광고 송출을 지난달 중단했다. 이에 NAD는 애플이 권고를 수용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종결했다.

국내의 경우 지난달 AI 시리 기능을 설명하는 부분에 ‘(기능이) 현재 개발 중이며 추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라는 면책 조항을 추가했다.

AI 시리 개발 현주소는? ‘인력 재편 중’

애플은 작년 6월 WWDC에서 AI 시리를 처음 선보였다. 그러나 대표 기능 몇 가지를 영상으로 소개했을 뿐 실제 작동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후 AI 시리 출시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와중 지난 10일 “(WWDC에서) 시연했던 기능은 시리 개발 팀원조차 본 적 없었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최근 애플은 AI 시리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인력 구조를 재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비전 프로를 담당하던 임원 마이크 록웰을 시리 개발 책임자로 임명했다. 23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록웰은 시리 담당 부서의 핵심 인원을 비전 프로 소프트웨어 그룹 담당자로 교체하고 있다. 비전 프로 개발 수석 부사장 란짓 데사이가 시리 개발을 총괄하고, 비전 프로 소프트웨어 수석 임원이었던 올리비에 구트넥이 시리 사용자 경험(UX)을 담당한다. 이외에도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평가, 음성 제어 등 애플 그룹에서 각기 중요한 분야를 이끄는 인재가 총출동해 AI 시리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달 애플 관계자는 “AI 시리가 내년에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불행 중 다행히도 올해 AI 시리를 써볼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11일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제보자 세 명을 인용, “올가을 시리에 사진 편집이나 친구가 요청한 사진을 전송하는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당초 예고했던 기능을 한번에 추가하진 않을 것으로 보이나, 사진 관련 기능을 시작으로 애플이 본격적으로 AI 시리를 가동할 것이라 짐작해 볼 수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