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허리 아프고 빈혈까지?…혈액암일 수 있어요

2024-11-16

고령층서 나타나는 ‘다발골수종’

진단 환자 70%가 뼈 통증 호소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등 치료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았던 65세 여성 A씨는 어느 날 계단을 내려오다 허리 통증이 심해지고 다리 힘까지 빠지는 증상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선 척추 골절 때문에 신경이 눌려 생긴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런데 골절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빈혈도 있음을 발견한 주치의는 혈액암이 의심된다며 A씨를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시켰다. A씨는 혈액·골수검사 등을 통해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을 진단받아 복합 항암화학요법 및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등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는 성공적이어서 A씨는 이후 2년째 재발 없이 지내고 있다.

혈액암이라 하면 흔히 떠올리는 백혈병에 비해 다발골수종은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다. 하지만 발생 빈도를 보면 백혈병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데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박영훈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항체 생산에 관여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암 중 하나”라며 “환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으로 고령에 발생하는 대표적 혈액암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발골수종의 증상 중엔 허리를 중심으로 척추 주변이나 갈비뼈, 고관절 등에 나타나는 통증도 있어 근골격계 질환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처음 다발골수종 진단을 받은 환자의 약 70%는 뼈 통증을 호소하는데, 뼈가 약해지는 증상이 심해지다 부서지는 단계까지 이를 수 있다.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면역체계 이상, 유전적 요소, 방사선 및 화학물질 노출 등이 꼽히지만 현재까지 발병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발골수종이 발병하면 정상적 항체 대신 M단백이라는 비정상적 단백질을 만들어내 정상적인 면역체계를 파괴하면서 뼈 통증 외에도 여러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고칼슘혈증 때문에 나타나는 갈증과 구역, 의식장애와 빈혈로 숨이 차고 어지러운 증상, 신장 기능이 떨어져 몸이 붓고 전신이 쇠약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발골수종은 질환 자체도 문제지만 고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골다공증 같은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 적기를 놓치기 쉬운 문제도 크다. 중년기 이후에 발병하는 환자의 비율이 높다 보니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다발골수종의 특징적인 증상과 징후를 보이더라도 이미 앓고 있던 만성질환 증상이라고 판단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치료법으로는 기본적인 항암화학요법을 비롯해 방사선요법과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등이 있다. 자가조혈모 이식은 고용량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뒤 항암제 때문에 타격을 입은 정상세포를 회복시키기 위해 앞서 환자 본인에게서 미리 채집해둔 조혈모세포를 다시 이식하는 방식이다.

박영훈 교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뼈 통증, 빈혈, 콩팥 기능 이상이 발생한 고령자는 다발골수종에 대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다발골수종은 고령화를 기점으로 증가하고 있는 혈액암으로, 빠른 진단을 통해 치료 성적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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