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재점화할 것에 대비해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는 강온 전략을 동시에 펼치며 다음 달 열리는 정상회담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2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사료 제조 업체는 최근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3만 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2019년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수입을 승인한 후 처음 이뤄진 수입 계약이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그동안 미국과 브라질산 대두를 수입해 식용유를 짜고 남은 것으로 대두박을 만들었다. 중국이 아르헨티나산 대두박을 별도로 들여오는 것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동물 사료 산업이 어려움에 빠지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중국은 유럽에는 강온 양면 전략을 펼치고 있다. 희토류 수출통제와 관련 EU 기업에 수출 허가를 신속히 내주기 위한 일명 ‘녹색통로(패스트트랙)’를 구축했고 최근 일정 수량의 수출을 승인했다. 반면 염료·의약품·살충제 등을 제조하는 데 쓰이는 화학물질인 톨루이딘에 대한 반덤핑관세는 5년 연장했다. 반덤핑관세 연장은 다음 달 24~2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와 주목된다. 이를 두고 중국이 회담 전에 협상 카드를 확보하려고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만료되는 7월 8일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과 협상에 나선 국가들을 상대로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미국은 글로벌 무역 파트너들에 이른바 ‘상호관세’를 추가 부과했는데 이는 전형적인 일방적 괴롭힘 행위로서 정상적인 국제 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했다”며 “중국은 각 당사국이 평등한 협상으로 미국과의 경제·무역 이견을 해결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어떤 당사국이라도 중국의 이익을 희생한 것을 대가로 거래하고 그것을 통해 관세 감면을 얻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력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