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은 1990년대 초반 데뷔해, 그의 노래 가사처럼 2000년, 2010년, 2020년대에도 살아있는 아티스트로서의 위용을 선보였다. 그는 다른 의미로서는 남다른 눈썰미의 제작자이자 심사위원이기도 했다. 그의 경력이 이를 증명한다.
2010년 ‘슈퍼스타K 2’의 심사위원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더니 SBS ‘K팝스타’의 여섯 시즌, ‘라우드’의 심사위원을 맡았다. 자신이 회사 JYP엔터테인먼트의 데뷔조를 뽑는 ‘식스틴’을 비롯해 글로벌 오디션 일본 기반의 ‘니지 프로젝트’, 미국 기반의 ‘A2K’에서도 심사를 봤다.
박진영의 심사위원으로서 미덕은 박식함과 솔직함이다. 그의 표현은 가감이 없고, 자신의 느낌을 그의 노래처럼 고스란히 표현한다. 이러한 솔직함은 그의 음악에 대한 지식과 애정이 있기에 가능하다. ‘소리 반 공기 반’처럼 때로는 대중에 늦게 받아들여지지만 확신한 소신과 촉이 있기에 예능PD들은 그를 대대로 심사위원의 자리에 앉혔다.
이번에 그는 ‘단짝’인 KBS 예능국 양혁PD와 함께 ‘끼’를 보는 오디션에 재차 도전한다. KBS2 새 오디션 예능 ‘더 딴따라’는 춤과 노래, 연기, 코미디에 관계없이 기능적인 시력보다는 느낌과 끼, 즉 ‘스타성’을 보는 오디션이다.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그만의 참여이유를 다시 밝혔다.
박진영은 “‘K팝스타’를 하면서도 굉장히 안타까운 상황이 스타가 될 것 같은데 노래를 못 해 떨어뜨려야 했던 경우였다. 제작자로서 보면 꼭 실력이 좋다고 스타가 되는 게 아니다. 스타성은 다양하게 표출할 수 있다. 기존 기준에 대한 답답함 때문에 솔직하게 심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스타성은 단번에 눈을 잡아채는 능력 또는 서서히 물들여 다시 보고 싶어지는 능력을 뜻했다. 박진영은 “단순하게 심사했다. ‘왜 끌리지?’하는 생각을 먼저 하고 이유를 나중에 붙였다. 즉각적이고 본능적인 심사”였다고 전했다.
그가 2000년대 초반부터 심사에 나섰고, 항상 표현에 솔직한 비슷한 그림을 보였기에 ‘또 박진영이야?’라는 말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그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래도 리액션은 계산이 아니라 똑같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저라는 재료가 같겠지만 감독과 작가가 바뀐다. 셰프가 바뀌면 당연히 요리가 바뀌지 않나. 그렇기에 다른 결과물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K팝스타’ 당시나 최근 ‘골드걸스’ 등 리얼리티 속의 리액션에 대해 다행이 반응이 좋았다. ‘질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안 해도 될 것 같았다”고 내심 자신감도 드러냈다.
박진영은 “제 마음속의 딴따라는 백남봉, 남보원, 이주일, 곽규석 선생님 같은 분이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쇼’는 극장의 식당이었다. ‘그녀는 예뻤다’나 ‘허니’를 할 때도 그 배경은 ‘물랑루즈’ ‘초원의 집’ 등 극장식 식당에 머물러있었다”며 “故 공옥진 선생님이 모습도 떠오른다. 가수활동 때도 공연을 보기 위해 돈 주고 줄을 섰던 기억이 있다”며 “그런 끼를 가진 친구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이번을 통해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영으로부터 비롯된 쇼이지만, 박진영의 쇼는 아니다. 그 옆에는 차태현, 김하늘, 웬디의 존재가 있다.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야 하는 나름의 과제를 풀 박진영의 결과물, KBS2 오디션 프로그램 ‘더 딴따라’는 다음 달 3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9시2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