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 생존전략,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있다.

2024-11-25

박정인(단국대 대학원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연구교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각 대학들은 논술시험을 보러 오는 학생들과 학부모로 매주 주말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지난 주, 각 대학 논술 문제를 분석하는 내용을 보니, 각 대학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필요한 소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모두 일치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21세기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과 지식 경제가 중심이 되는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서 요구되는 인재는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능력뿐 아니라, 평생 학습의 중요한 도구로서 정보를 창의적으로 생산, 활용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대학은 앞으로 사회를 살아가는 동안 필수적인 디지털 문해력과 독서 능력을 갖춘 인재를 논술로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원래 대학은 지식을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 아카데미(기원전 387년경)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리케이온은 학문적 탐구를 위한 조직적인 교육 기관으로, 대학의 초기 형태로 간주된다. 로마시대의 리스케움도 마찬가지인데 이들 대학은 지식 전달보다는 정치적, 비판적 사고를 강조했다.

그러므로 대학 논술로서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해당 지식을 알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교육이 아니라 정보를 분석하고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며 이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묻고자 한다.

디지털 사회가 되면서 이러한 비판적 사고는 더욱 중요한데, 지식의 홍수 속에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지식과 정보를 융합하여 정보를 찾고, 평가하고, 생산하며, 윤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지털 사회에서 소비되는 많은 콘텐츠가 쇼츠, 릴스와 같이 집중력 짧은 시간에 메시지만 전하는 방식의 영상이다 보니 청년 세대는 오히려 이러한 능력이 더욱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어떤 공신력 있는 기관이 말했는지, 근거는 있는지, 여러 사람들이 다 승인하는 믿을만한 지식인지 분별할 수 있는 능력마저 줄어들어 허위지식을 습득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이 디지털 환경에서의 얕고 단편적인 정보 소비를 보완하며, 깊이 있는 학습을 가능을 가능하게 하려면 독서교육이 전제되어야 한다.

독서는 단어 중심의 의사소통이 아니라 여러 쟁점을 동시에 가지는 긴 문장에서 전하는 앞뒤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인성 함양에 있어 타인의 의견을 끝까지 경청하고 자신이 의지를 가지고 독서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이에 대한 토론으로 성과를 공유하며 다양한 문화의 이해를 바탕으로 공감하고 협력하여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에서 박사학위 소지자를 모집하여 고교에서 전문 분야의 독서토론을 맡기고 있어 이에 강사로 지정되어 과학분야 도서 독서토론을 맡고 있는 필자는 지난주, 명덕여고를 끝으로 올해 사업을 잘 마무리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독서교육은 고교에 와서 하기에는 너무 늦다. 태어나면서부터 휴대폰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청년세대에 우리가 독서를 해라 라고 잔소리하기 전에 디지털 문해력과 독서교육의 상호 보완점이 일찍이 필요하다.

디지털 문해력은 정보를 폭넓게 다룰 수 있도록 하고, 독서교육은 정보를 깊이 이해하도록 돕기 때문에 디지털 환경에서 얻은 정보를 독서를 통해 심화 학습하는 방식으로 리터러시 능력을 높여야 한다.

또한 디지털 문해력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하도록 돕고, 독서교육은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그래서 일찍이 디지털 도구와 독서 습관을 결합하면 평생 학습에 필요한 태도와 역량을 효과적으로 기를 수 있다.

청년들의 생존전략은 학교 교육에서 관점을 바꾸어 디지털 문해력 및 독서교육 강화를 위해 디지털 활용과 독서를 결합한 통합 교육 과정 설계에 달려있다.

예를 들어 독서 후 디지털 프레젠테이션 제작, 디지털 자료와 종이책을 병행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또한 독서와 디지털 환경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독서 앱, 전자도서관 등을 활용하여 디지털 환경에서도 독서를 지속하도록 장려하고 이로써 진도와 성과를 관리하는 것이다. 최근 독서의 디지털화는 전자출판 산업의 성장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이고 출판사의 판면권과 작가의 추가 보상시장을 가능하게 하는 수요를 국가가 기반화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디지털로 영상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글과 그림 콘텐츠 소비 생태계를 제대로 마련할 수 있도록 독서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토론 및 협업 활동을 교육과목에 추가하여 공감능력과 폭넓은 관점, 상상력을 함께 키워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를 지원하여야 한다.

AI 시대 기계와 지식을 경쟁하여야 하는 시대인 21세기가 바라는 인재는 비판적 사고,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소통과 협력 역량을 갖춘 사람이라고 모두 입모아 말한다.

디지털 문해력과 독서교육은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핵심 도구로, 지식의 홍수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선택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며,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제공한다. 디지털 기술과 독서의 지혜를 균형 있게 결합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AI에 대항할 수 있는 청년들의 생존전략은 이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달려 있다.

※ 박정인 교수는 법학박사학위 취득후 공공기관에 근무하였으며, 이후 해인예술법연구소 소장, 숙명여대 문화행정학과 초빙교수, 단국대 IT 법학협동과정 연구교수에 이어 단국대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연구교수로 있다.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위원, 문체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교육부 저작권검수위원, 경찰청 사이버범죄 강사 등 여러 국가위원을 역임하였으며, 특허법, 저작권법, 산업보안법, 과학기술법 등 지식재산과 산업 보안, 방위기술 전략 등의 이슈를 다뤄왔다. 그 밖에도 여러 시민연대, 장애인연대, 청소년복지, 주거복지를 하는 사회복지사로, 시민대상 역사문화해설과 문화재지킴이등을 하는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스포츠법 책들을 차례로 저술하였고 발달장애인소프트볼협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장애인체육종목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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