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인터넷신문]광주고려인마을에는 매주 정성 어린 손길로 빚은 떡이 어르신들의 밥상 위에 오르며 따뜻한 동포애를 전하고 있다.주인공은 바로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안베레나(60) 씨와 안다리아(76) 씨다. 두 사람은 고려인 전통 떡인 ‘친펜(기장떡)’과 찰떡을 노인돌봄센터에 기증하며, 무료급식에 훈훈한 온기를 더하고 있다.
14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오랜 세월 고려인 방식 그대로 떡을 빚어왔다. 광주이주 후 결혼식, 회갑연, 생일잔치 등 마을의 크고 작은 잔칫날마다 주문을 받아 떡을 만들며 생계를 이어온 이들은, 지난해 고려인마을이 노인돌봄센터를 개소하고 무료급식을 시작한 이후부터 자발적으로 떡 기증에 나섰다.
이들의 나눔은 단순한 음식 후원을 넘어, 고려인 공동체의 연대와 따뜻한 정을 상징하는 실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안베레나 씨는 “이 마을에 정착한 후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저도 무언가 보답하고 싶었다” 며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떡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다리아 씨 역시 “예전에도 우리 고려인들은 힘든 시절을 서로 기대며 살아왔다” 며“ 비록 태어나 자란 고향은 멀리 있지만, 늘 함께하고 싶은 마음으로 떡을 빚어 나누고 있다” 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들의 정성은 깊은 감동으로 전해지고 있다. 떡을 받은 어르신들은 늘 잊지 않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일부는 고향생각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두 분의 나눔은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고려인 공동체의 정체성과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감동적인 사례”라며 “한 조각의 떡에 담긴 따뜻한 마음이 낯선 조상의 땅을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난의 삶가운데서도 고려인의 뿌리가 살아 숨 쉬는 이 마을에서, 떡 한 조각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동포애의 상징이 되고 있다. 낯선 조상의 땅에서 서로를 위로하며 살아가는 고려인들의 연대는 오늘도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깊은 울림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려방송: 안엘레나 (고려인마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