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말하는 게 즐겁고, 한국생활 만족"…결혼 이주여성 배타마라의 진심

2025-07-14

2002년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13년째 다문화 강사 활동

한국어 습득 위해 시작한 활동, 올해 한국 시 모국어 낭송회 참여로 이어져

"한국 생활 만족스러워…다양한 활동 이어나갈 것"

“말이 너무 빨라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조금만 천천히 말해주세요”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결혼 이주여성이라는 이유에서다. 2002년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배타마라(52)씨는 전북에서 다문화 강사로 13년째 일하고 있다. 다문화 이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한국 사회와 이주여성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이주여성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현재 전라북도 같이 가치 이주여성협의회장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인정받는 강사로서 사회활동을 하고 있지만, 남편을 따라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던 당시에는 무료하고 답답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아 고립됐고, 자기 말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아 외로웠다. 그래서 배타마라 씨는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한국어를 배웠고, 사람들을 만났다.

우즈베키스탄 중학교에서 러시아 교사로 재직했던 그의 이력은 한국에 와서 더욱 빛이 났다. 가르치던 삶이 그리웠던 그는 그리움을 간절함으로 승화시켜 공부했고, 다문화 강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덕분에 활동 영역도 넓어지면서 한국어 실력도 나날이 늘어갔다.

배타마라는 최근 제1회 한국 시 모국어 낭송회에 참여해 김남곤 시인의 ‘소낙비’를 러시아어로 낭송했다. 그는 2015년부터 전주동 로타리클럽과 국제로타리클럽에서 이주여성 지원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된 한국어 스피치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국 시 번역 수업과 지난 11일 열린 모국어 시 낭송회까지 배타마라 씨는 꾸준히 활동했다. 한국어 습득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일까. 그는 이제 말하는 게 즐겁고 한국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이주여성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발음이다. 스피치를 통해서 발음을 터득했고, 시를 번역하면서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며 “한국어 공부를 위한 활동이었지만 더욱 값진 것들을 습득하고 익힐 수 있어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 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다문화교육 박사과정을 잘 마무리 짓고 더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동안 ‘우리’라는 단어를 자주 썼다. 함께 시를 낭송했던 이주여성들을 ‘우리’라고 표현했다. 서로 문화는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소통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한 사람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여정을 함께하는 다문화 강사이자, 사회 구성원이 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에게 한국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 곳이다. 문화의 차이로 불편함은 있었지만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이 됐다. 국적과 인종이 다르고 소통에 어려움이 따를지라도 '우리' 모두가 함께 한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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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배타마라 #시 낭송

박은 parkeun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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