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을 한 경기 남겼지만 이미 서울 이랜드FC의 창단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한 김도균 감독이 토요일 전남과의 K리그2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총동원령을 내렸다. 그런데 그 대상이 수원 삼성의 팬들이라는데,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
현재 2부리그 2위 이랜드와 5위 전남과의 2024시즌 K리그2 마지막 경기는 단순한 한 경기가 아니다. 그 날 경기 결과 하나로 수많은 팀의 운명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랜드가 이길 경우, 이랜드는 리그 2위를 확정지으며 승강 플레이오프(1부리그 11위팀과 맞대결)에 직행하게 된다. 2위와 3위의 차이는 천지차이다. 3위를 할 경우 K리그2 4-5위 승자와 준 플레이오프 한 경기를 더 치르고, 그 경기에서 승리를 해야만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가 2위를 사수에 이렇게나 목숨을 거는 이유다.
5위 전남도 반드시 최소 무승부 이상이 필요하다. 일단 이랜드에 지면 끝이다. 준 플레이오프조차 못 나가게 된다. 비겨도 상황은 좋지 않다. 동시간대 펼쳐지는 경기에서 부산이 부천을 이긴다면 시즌은 그대로 끝이다. 전남 역시 준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는 일단 이랜드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여기 이랜드, 전남 이상이나 간절한 팀이 또 있다. 바로 현재 4위 수원이다. 다른 팀들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탓에 이미 지난 주말 K리그2 시즌을 마무리한 수원은 물을 떠 놓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주말을 기다리고 있다. 수원의 운명은 이랜드와 전남과의 경기 결과에 달려있다.
먼저 이랜드가 전남을 이기면 수원은 4위로 준 플레이오프 무대로 향한다. 무승부도 괜찮다. 비길 경우 수원은 최소 5위로 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는다.
전남, 수원 등 수많은 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이랜드 김도균 감독은 이랜드 역시 2위 수성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승리만을 위해 달리겠다는 입장이다.
김도균 감독은 "최선을 다해서 이기는 경기를 할 겁니다. (일각에선 11위가 유력한 전북을 피하려고 3위 하려는 말도 나오는데?)절대 그런 건 없습니다. 전북을 만나면 만나는 거죠 뭐. 이거 피하고 저거 피하고 계산하면 안 돼요. 누굴 만나고 싶다는 이런 생각은 없어요. 전북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시즌 막판에 분위기를 무시 못 해요. 저희는 쭉 올라가고 있는 기세에요"라며 반드시 승리를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랜드가 수원의 준 플레이오프행 운명을 쥐고 있는 가운데, 전남과의 최종전 더 많은 응원이 필요한 김도균 감독은 2부리그 역대 최고 관중 수를 기록한 수원 서포터의 응원이 더해진다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내심 진심 섞인 바람을 전했다.
(*참고로 이랜드는 올 시즌 수원을 세 번 모두 이겨 수원 팬들의 이랜드에 대한 감정은 그리 좋지 못한 상황이다)
김 감독은 "수원 삼성의 팬들이 응원을 와주셔야 하는 거 아녜요? 단체 응원 와 주시면 더 힘내서 우리 이랜드가 전남을 이기려고 하지 않겠어요? 수원 변성환 감독도 제 친한 후배예요. 대학교 4학년 때 1학년이었거든요. 변 감독이 연락은 따로 안 왔는데, 저희는 저희대로 최선을 다할 겁니다."라며 전남전 필승을 다짐했다.
공교롭게 이랜드는 올 시즌 전남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이번 시즌 전적은 1무 1패. 마지막 경기에 준 플레이오프·승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가려지는 역대급 순위 경쟁 속에, 목동종합운동장이 수원 팬들의 파란 물결로 가득 차는 이색 풍경이 연출될 수 있을까?
김도균 감독의 총동원령에 수원 팬들이 어떻게 응답할지 주목된다.
"프렌테트리콜로 여러분! 토요일 오후 2시 목동종합운동장으로 모여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