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마고원 등 북한 일부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시송라’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남한 내 미기록종인 가시송라를 최근 경북 봉화군 백두대간 일대에서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희귀 지의류인 가시송라는 그동안 한반도에서 개마고원 차일봉과 백두산 아래 청봉 등 북한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됐다. 남한에서 서식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의류는 곰팡이와 광합성을 하는 조류(혹은 남조류)가 한 몸이 돼 살아가는 공생생물이다. 전 세계에 약 2만종이 있고, 국내에 1100종 정도가 서식한다.
그 가운데 주로 고산지역 침엽수 고목에 붙어 자라는 송라 지의류는 백두대간의 고산지대에서만 매우 드물게 관찰된다. 그동안 남한에서 볼 수 있는 건 송라(Usnea diffracta), 솔송라(Usnea hakonensis), 붉은수염송라(Usnea rubrotincta) 등 6종뿐이었다.
이번에 처음 확인된 가시송라는 솔송라와 비슷하지만 가시같은 갈래싹이 지의류 곁가지에 많이 돋아 있는 특징이 있다.
이규명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은 “송라 지의류는 항암, 항염, 항균 등 뛰어난 기능을 발휘해 오랫동안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요하게 여겨온 산림자원”이라며 “가시송라 발견은 백두대간의 산림자원과 생물다양성 가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하는 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