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폐암 4기 환자 암세포 완전히 사라져…레이저티닙, 새 치료 기준 되나

2025-05-11

완전 관해 사례 보고한

국산 폐암 표적항암제

숫자로 보는 폐암

1위 한국인 암 사망률 순위

4기 비소세포폐암 진단 당시 가장 많은 병기

24% 비소세포폐암으로 처음 진단됐을 때 뇌 전이 동반 비율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암의 85%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표적항암제 치료가 가능한 비소세포폐암이다. 한국인에서 가장 많은 비소세포폐암 유전자 돌연변이는 EGFR이다. 폐암은 암세포의 특성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EGFR 변이 폐암은 암세포의 성장·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3세대 EGFR 표적항암제로 치료한다. 최근 국내 제약사에서 개발한 3세대 EGFR 폐암 표적항암제인 레이저티닙(상품명 렉라자)가 병리학적 완전 관해를 달성했다. 항암·방사선 치료 후 시행한 조직 검사에서 암세포가 더는 발견되지 않았다. 국내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에서도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폐암은 담배를 피워도, 그러지 않아도 발병한다. EGFR 변이 폐암이 그렇다. 흡연이 강력한 폐암 발병 위험 인자인 것은 맞다. 그런데 EGFR 변이 폐암은 흡연력이 없는 비흡연자에게도 생긴다. 여성 비흡연 폐암 환자의 30%가량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이라는 보고도 있다. 대기오염, 미세먼지, 라돈이나 석면 노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담배 안 피우는 비흡연 여성도 폐암 생겨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EGFR 변이 폐암은 진행성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초기에서 말기로 갈수록 폐에 생긴 암 덩어리가 커지면서 기침·가래·숨참·객혈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폐암이 뇌·뼈 등으로 전이되면서 두통, 언어 장애, 감각 이상, 골절 같은 증상을 겪기도 한다. 국산 폐암 표적항암제로 병리학적 완전 관해를 달성한 환자도 그랬다. 말이 어눌한 언어 장애 증상이 일주일 동안 지속해 병원을 찾았다가 돌연 뇌전이 폐암 4기로 진단받았다. 추가로 진행한 조직 검사에서 치료 반응률이 낮고 예후도 좋지 않은 변이로 분류되는 EGFR 2차 변이(L858R)까지 발견됐다. 그를 치료한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준홍 교수는 “뇌 전이, L858R 등에도 효과를 보이는 레이저티닙으로 치료를 시작했는데 투약 6개월 만에 시행한 조직 검사에서 종양이 보이지 않았다”며 “현재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재발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 폐암 치료제로 병리학적 완전 관해를 이룬 첫 사례다.

병리학적 완전 관해로 암세포가 증식하지 않는 무진행 생존 기간(PFS)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면 암세포가 다시 증식하면서 암이 재발한다. EGFR 변이 폐암을 치료할 때 레이저티닙 등 강력한 항종양 효과를 가진 3세대 EGFR 표적항암제에 주목하는 이유다.

국산 3세대 EGFR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은 L858R이나 T790M과 같은 EGFR 2차 변이에도 일관성 있는 치료 반응률을 보인다. 뇌 전이 폐암의 치료 효과도 우수하다. EGFR 변이 폐암은 암세포가 뇌로 잘 전이된다. 폐암으로 처음 진단받을 당시 뇌 전이를 동반할 확률이 20% 이상이다. 뇌 전이가 없더라도 3년 정도 지나면 절반 정도는 뇌 전이를 겪는다. 뇌 전이로 두통·구토 등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면 예후가 불량하다. 뇌 전이 폐암도 표적항암제 치료로 암세포 성장·증식을 억제해야 한다. 3세대 EGFR 표적항암제는 혈관·뇌 장벽(Blood-Brain Barrier)까지 통과해 뇌 전이 폐암 치료에도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안 교수는 “레이저티닙 단독 치료만으로도 병리학적 완전 관해를 달성하면서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향후 폐암 치료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표적항암제로 뇌 전이 폐암도 치료

더 많은 폐암 환자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해외에선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상품명 리브리반트) 병용이라는 새로운 치료법에 주목한다. 올해 유럽폐암학회(ELCC 2025)에 발표된 최근 임상 연구에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 요법은 기존 표준치료와 비교해 전체 생존 기간이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EGFR 변이 폐암 치료법인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 요법의 전체 생존 기간(OS)은 최소 50개월 이상으로 추정된다. 기존 표준치료법의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36.7개월)보다 12개월 이상 길다. EGFR 변이 폐암 치료에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 요법으로 표준치료의 세대 교체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치료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도 활발하다. 병용요법에 포함된 아미반타맙은 기존 정맥주사(IV) 대신 피하주사(SC) 방식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IV제형에서 SC제형으로 바꾸면 투여 시간을 기존 5시간에서 5분으로 단축하면서 치료 효과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임상 연구도 나왔다. 안 교수는 “사망률이 높은 폐암은 새로운 치료법이 속속 도입되면서 치료 성과도 지속해서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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