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9대 의회 개원…하원 의장 표결서 트럼프 영향력 가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119대 연방의회가 3일(현지 시간) 개원했다. 트럼프가 하원의장으로 마이크 존슨 현 의장을 공개 지지한 가운데 하원 표결 결과가 트럼프의 의회 장악 수준을 가늠할 풍향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 선거 결과에 따라 구성된 119대 의회는 공화당이 양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 가운데 3일 출범했다. 공화당은 상원 총 100석 중 52석, 하원 435석 중 219석을 확보하며 민주당에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새 회기에서 중점 처리할 12개 법안을 공개했다.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파쇄법인 ‘프래킹’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이민 상태를 입증할 서류가 없는 이주민이 성범죄나 경찰 폭행 등의 범죄를 저지를 경우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등 트럼프의 대선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법안들이 대거 포함됐다.

지난 4년간 트럼프가 공화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데다 상·하원 선거를 공화당이 석권하면서 트럼프가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강력한 동력을 확보했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트럼프가 주장한 연방정부 부채 한도 2년 유예안에 공화당 38명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이 같은 관측이 흔들리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의회 장악력은 개원과 동시에 치러질 하원의장 선거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은 지난해 11월 존슨 의장을 만장일치로 후보로 추대했지만 하원 전체 표결을 앞두고 이탈표가 나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원 435석 중 과반은 218석이며 공화당(219석)에서 2명의 이탈표만 나와도 부결된다. 트럼프가 존슨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지만 하원 공화당 내 강경파들은 존슨 의장의 임시 예산안 처리가 매끄럽지 못했고 지난 수년간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찬성했다며 반대표를 던질 태세다. 미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공화당 의원 5명이 존슨 의장 재선출에 반대하거나 분명하게 지지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상원에서 진행될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도 트럼프의 영향력을 가늠할 리트머스다. 장관 후보자 중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후보자,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정적에 대한 보복을 거론한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후보자 등이 논란에 휩싸여 있다. 현재 상원은 헤그세스 후보자 청문회 날짜만 14일로 확정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31일 트루스소셜에 “공화당원들이여, 똑똑하고 강인해져라”라며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공화당 내부의 단결을 촉구했다.

한편 한국계로는 처음 미국 연방 상원에 입성한 앤디 김 의원(민주·뉴저지)도 본격적으로 의정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밥 메넨데스 전 의원의 사퇴에 따라 당초 예정보다 이른 지난해 12월 8일부터 상원의원으로서의 활동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