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로 향하던 한국 평화운동가 해초(김아현)가 나포 직전 보낸 메시지를 강정친구들이 8일 공개했다. 해초는 이날 오전 7시49분(한국시간) 쓴 항해 12일차 메시지에서 “우리는 싸우고 있는 수천의 배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돛을 올려라!”라고 말했다.

해초(김아현)가 탄 ‘알라 알 나자르’호를 포함한 ‘가자로 향하는 천개의 매들린 선단’ 배 11척은 이날 오전 11시40분쯤 가자해역에서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알라 알 나자르’호는 지난 5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자녀 9명을 잃은 팔레스타인 의사 이름을 딴 배다.
해초는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일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배는 임무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여전히 용감하고 당당합니다”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강정친구들, 개척자들은 8일 오후 서울 종로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 선박 나포 중단과 활동가 구금 해제를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이 모든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손 놓고 있는 한국정부 또한 규탄한다”며 “한국 정부와 국회는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과 인권 침해에 강력히 항의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해초 메시지 전문.
“오늘 우리는 몇 시간 동안 하늘 높이 떠 있는 달빛 아래 잠시 멈춘 끝에 다시 돛을 높이 올렸습니다. 달빛은 여전히 천천히 하늘을 가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일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배는 임무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여전히 용감하고 당당합니다. 우리는 선미에 밧줄 하나만 걸치고 바닷물에 얼굴과 머리를 씻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몸을 말렸습니다. 오늘 밤, 부드러운 바다에서 크고 눈부신 달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새 떼가 즐겁게 날갯짓하며 배들을 에워쌌고, 우리는 새들의 지저귐 하나하나에 귀 기울였습니다. 새 두 마리는 한 시간 동안 갑판에 앉아 작은 날개를 쉬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새들! 육지가 가까워졌고, ‘가자’는 아주 가깝습니다. 손가락 하나만 내밀면 손끝으로 모래 언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람을 들이마시고 사막의 공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줍니다. 팔레스타인이 아주 가까이에 있습니다. 배 위에서 행복합니다. 모든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밤 우리는 편히 잠들 것입니다. 우리는 싸우고 있는 수천의 배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돛을 올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