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하원에 대법원도 장악…"공화당, MAGA당 될 것"

2024-11-17

“트럼프는 전통적 의미의 공화당을 ‘트럼프주의’를 내세운 ‘마가(MAGA)당’으로 바꿀 것이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의 맥 셸리 교수는 16일(현지시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그리고 있는 4년간의 정치적 목표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셸리 교수는 특히 트럼프의 재선이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강력한 개입으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조해온 기존 공화당의 주류 ‘네오콘(신보수주의)’이 몰락하고, 트럼프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마가)’가 새로운 주류로 재편되는 ‘사건’이 될 것이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마가' 세력 주류로 재편"

트럼프가 ‘충성파’들로만 빠르게 내각을 꾸린 이유는.

“‘마가당’으로의 전환이다. 그리고 이미 현재의 공화당은 마가당이 됐다. 그는 ‘첫날만 독재자가 되겠다’고 했지만, 상·하원과 대법원까지 장악하면서 상원 60% 동의가 필요한 일부를 제외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게 됐다. 초반 인사는 향후 공화당 내의 반(反)트럼프 세력이 올라서지 못하는 구조를 확고하게 만들기 위한 전초작업의 의미다.”

정보·사법·자금과 관련된 권한을 측근에게 몰아줬다.

“트럼프는 ‘정적 리스트(enemies list)’를 언급했고 실제 그 일을 하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1차적으로는 당내 반대 세력이 제거 대상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200만명에 달하는 이른바 '딥스테이트(deep state·연방정부 내 관료 집단)'를 파괴하는 데 맞춰질 것이다. 이 작업이 성공하면 미국은 전문성과 공공서비스가 아닌 트럼프 개인에 충성하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19세기식 정부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마가 세계의 왕세자’로 불리며 문고리 권력을 틀어쥔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내 역할은 악당들이 아버지와 아버지의 정책을 전복하려고 정부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2016년엔 몰랐지만 이제 그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특히 “네오콘과 전쟁 매파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글을 공유하며 “100%, 100%, 100% 동의한다”고 썼다. 그 직후 트럼프는 추종자들에 의해 네오콘의 상징으로 ‘좌표’가 찍힌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등용하지 않겠다고 직접 선언했다.

'트럼프 왕국' 출발 선언…"국민이 원했던 상식"

50년 넘게 미국 정치사를 연구하며 ‘닥터 폴리틱스’라고 불리는 스테판 슈미트 명예교수는 중앙일보에 “트럼프의 당선은 공화당 이데올로기의 근본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마가’는 전통적 공화당과는 차이가 난다.

“이데올로기의 분명한 변화다. 현재의 권력 구조상 트럼프의 개인 신변에 이상이 생기거나 2026년 중간 선거 또는 2028년 대선에서 ‘트럼프당’이 패배하지 않을 경우 지금의 공화당이 전통적 의미의 공화당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트럼프를 견제할 세력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행정·입법·사법의 3권을 장악한 트럼프의 공식 조직뿐 아니라 머스크 등 비공식적 조직이 연방 정부를 자신들의 뜻에 맞도록 크게 변화시키려 할 것이다. 다만 미국의 50개 주에는 연방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주지사들이 있다. 또 상원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트럼프 인사가 탈락한 것은 상원이 트럼프에게 완전히 굴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평가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사실상 ‘트럼프 왕국’의 출발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14일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행사 연설에서 자신의 승리를 “국민들이 원했던 상식(Common Sense)”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선거인단 뿐만 아니라 흑인과 히스패닉 층에서도 지지를 받으며 전국득표율에서 승리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이제 아무도 내게 득표율에서 이기지 못했다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극단적인 자국 중심의 고립주의로 대표되는 마가가 향후 공화당의 ‘뉴노멀(new normal)’이 될 거란 선언이자, 이러한 기조가 선거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인정 받았음을 강조한 말로 풀이된다.

'마가 키드' 집중 배치…"퇴임 이후 고려한 포석"

또한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정부 요직에 마가 정신에 투철한 ‘젊은 투사’를 집중적으로 발탁한 것을 두고 "임기 이후까지 고려한 포석”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트럼프는 연임이 불가능하지만, ‘마가 키드(kids)’들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퇴임 이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상원의원 당선 2년만에 부통령 후보가 된 JD밴스(40) 부통령 당선인이 미래 예비 권력의 대표 케이스다. 실제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나왔던 밴스에 대한 소갯말은 “트럼프는 그를 러닝메이트나 부통령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 공화당의 미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운동의 미래를 택한 것”이었다.

당선 이후에도 트럼프는 피트 헤그세스(44) 국방장관 지명자,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42),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43) 지명자 등 젊은 충성파들을 계속 발탁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에 대한 도전은 원천 봉쇄할 작정이다. 지난 7일 트럼프 주니어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버지보다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기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은 “만약 트럼프의 전략이 성공을 거둘 경우 4년 뒤 공화당의 대선에는 밴스 또는 트럼프의 아들이 ‘마가 2기 행정부’를 표방하며 출마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가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한 속도전을 강조하는 배경은 중간선거까지 남은 2년 안에 차기 대선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계산이 내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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