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던 중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로 원화 가치가 지속해서 무너지고 있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경제 불안까지 더해져 고환율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타이어업계는 환율 상황을 적극 모니터링하면서 원재료 가격 변동에 적극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폭등하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최근 국내의 불안한 정치적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 돌파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내 타이어 업계는 올해 전기차·고인치 타이어 등 단가가 비싼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 증가와 합성고무·카본블랙 등 원자재 가격 및 해상운임비 하향 안정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며 대체로 좋은 실적 흐름을 기록했다.
국내 타이어 3사는 3분기 합산 매출 4조2587억 원, 영업이익 662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2%, 17.9%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별로 보면 한국타이어는 3분기 매출 2조4352억 원, 영업이익 4702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4.1%, 18.6% 늘어났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대비 14.1% 늘어난 2조11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5.7% 급증한 1402억 원으로 집계됐다. 넥센타이어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매출 708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23억 원을 기록했다.
타이어 업계는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수출 비중이 압도적인 타이어 업종은 환차익으로 수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달러 강세로 4분기 실적은 물론 내년 상황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지난 3분기 매출에서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타이어 90%, 금호타이어 84%, 넥센타이어 91%에 달한다.
단기적으로는 환차익 수혜를 입을 수 있지만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인 만큼 장기적인 고환율 상황은 타이어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장은 비축 물량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환차익 수혜를 받을 수 있지만 고환율 상황이 길어지면 생산 비용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타이어 3사는 타이어의 원재료인 천연고무, 카본블랙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정국 혼란으로 연말연시 단기적 불확실성이 커져 연말 소비 심리도 더욱 위축되고 있다. 4분기는 겨울용 타이어 교체 수요로 늘어 타이어업계의 수익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다. 다만 사회·경제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연말 대목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큰 타격이 없겠지만 불안한 국내외 상황이 이어진다면 업계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고환율 상황을 잘 모니터링하면서 원재료 가격 변동에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