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이재명 대표 댓글에 정치권·보수언론 공세
문형배 “탄핵심판과 어떤 연관성 있는지 의문”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개인성향을 이유로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이 공세를 이어가는 데 대해 헌재가 “탄핵심판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헌재는 지난 24일 여권의 공세를 반박했지만, 설 연휴 기간 동안 재판관 개인 성향을 문제 삼는 공세가 노골화하자 31일 재차 반박하고 나섰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 대상은 피청구인의 행위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는지와 그 위반 정도가 중대한지다”며 “이에 관한 판단은 헌법과 법률을 객관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지 재판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정치권과 언론에서 재판관의 개인 성향을 획일적으로 단정 짓고 탄핵심판의 본질을 왜곡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사법부의 권한침해 가능성에 대해 헌재는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도 이날 천 공보관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문 권한대행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댓글을 주고받은 것을 문제 삼는 데 대해 “기본적으로 그게 대통령 탄핵심판과 어떤 연관성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10년 전 작성된 댓글까지 기억하기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고도 밝혔다.
문 권한대행이 2019년 9월 개인 블로그에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한 뒤 작성한 글이 북침론 동조라는 여권과 보수언론의 공격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문 권한대행은 “특정 부분만 발췌한 것보다 블로그에 원문이 게재돼 있기 때문에 그 원문 전체를 읽어보시고 맥락에 따라 판단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는 ‘문 권한대행이 이 대표의 모친상에 조문했다’고 허위사실을 말하면서 두 사람 간 친분이 깊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동생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윤석열 퇴진 특위 부위원장이고, 정계선 재판관의 남편이 국회 측 대리인과 같은 법무법인에 있는 점을 들어 헌재 재판관들의 편향성을 주장한다. 이들 재판관이 법원 내 연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