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새 정부 게임 정책의 방향과 과제

2025-06-30

이재명 대통령이 이끄는 새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게임산업 관련 정책에 있어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참석한 가운데 게임특별위원회(게임특위)를 출범시키면서 게임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 대전환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우선 새정부 게임 관련 정책의 핵심은 거버넌스 개편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위는 진흥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규제 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로 이원화된 기존 구조의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시작으로 중소 인디 게임 제작 지원 확대, 글로벌 진출 활성화, 금융 투자 활성화, e스포츠 산업 진흥을 위한 지원정책 등 다양한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정책들은 게임산업에 긍정적인 활기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게임이용장애의 국내 질병코드 도입 문제에 있어서는 객관적 근거가 확보되기 전까지 도입이 유보될 것으로 보이는데, 게임은 질병이 아닌 문화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는 새정부의 의지도 담겨 있다고 판단된다.

한편, 제도적으로 가장 중요한 변화는 게임물 등급분류 제도의 개선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게임물 등급분류 제도는 사전심의로 운영되어 사실상 검열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 과정에서 구체적인 등급분류 사유 또한 제공되지 않아 심의의 공정성 및 객관성에 관해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심의 과정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게임 개발자는 예상하지 못한 등급분류를 받아도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할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전심의 관행은 개발사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민간 자율심의를 먼저 도입하고(1단계) 이후에는 신고제로 전환(2단계)함으로써 게임물 등급분류 제도를 혁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었다.

등급분류 제도 개선의 당위성은 지난해 21만명이 넘는 게임 이용자들이 제기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2항 제3호의 헌법소원심판 사건과도 맞물려 있다. 해당 조항은 같은 법 제22조의 등급분류 거부 조항과 결합해 특정 게임의 출시를 원천 차단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헌법소원 청구인들은 이 조항이 헌법상의 검열 금지 원칙, 명확성의 원칙, 표현의 자유 및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화 등에 대한 검열은 이미 수십년 전에 폐지되었음을 고려할 때, 게임물에 대해서만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마지막으로 새정부의 정책에 있어 가장 논쟁적인 주제는 P2E(Play to Earn) 게임의 허용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령상 P2E 게임의 경우 국내 서비스가 불가능하며, 역대 정부들도 일관되게 P2E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위 또한 지난 5월 27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P2E 게임 관련 규제 완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확인한 바 있으며, 이는 제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태도와는 온도 차이가 있는 것이지만 현실적인 정책 검토 과정에서 사행성 등의 위험요인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P2E 게임에 대한 전향적 재검토 필요성은 계속해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 일본, 유럽연합(EU), 미국 등 여러 국가가 관련 법령 및 규제를 준수한다는 전제하에 P2E 게임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국내에서도 무조건적인 금지보다는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제도를 통해 P2E 게임 서비스를 단계적이고 시험적으로 허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물론 국민의 게임 선택권을 더 폭넓게 보장하고 블록체인 등 관련 산업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충분한 숙의를 거쳐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새정부는 게임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규제 완화와 진흥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되, 이용자 보호와 건전한 발전 모델 마련이라는 균형 잡힌 접근을 유지해야 한다. 진흥 중심의 정책과 규제 혁신에 대한 열린 논의를 통해 대한민국이 진정한 게임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황정훈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게임산업팀 공동팀장 jhhwang@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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