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복귀시킨 승부사... 정현석, 롯데백화점에 '성공 DNA' 심는다

2025-11-27

25년 몸담은 ‘롯데맨’, 불매운동 직격탄 맞은 유니클로 실적 반등 견인

매장 구조조정·온라인 강화 및 협업 마케팅 성과…백화점 ‘혁신’ 특명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롯데백화점이 창사 이래 최초로 1970년대생 대표를 맞이하며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선택한 카드는 '유니클로의 부활'을 이끈 정현석 부사장이다. 위기 속에서도 반전을 만들어낸 그의 '승부사 기질'을 롯데백화점에 이식해, 조직 전반의 고강도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26일 단행한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정현석 부사장(전 롯데아울렛사업본부장)은 1975년생으로 역대 최연소 수장이다. 지난해 전무 승진에 이어 1년 만에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하며 그룹의 핵심인 백화점 부문을 맡게 됐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그의 화려한 '위기관리' 이력이다. 정 대표는 2020년부터 유니클로 한국 운영사인 FRL코리아를 이끌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경험이 있다. 당시 유니클로는 '노재팬(일본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아 연 매출이 반토막 나고 적자로 돌아선 상태였다.

하지만 정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과 온라인 채널 강화,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 등 과감한 전략으로 정면 돌파했다. 그 결과 취임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1조 원대를 회복하며 '1조 클럽' 복귀를 알렸다. 신동빈 회장이 그를 백화점 수장으로 낙점한 결정적 이유도 바로 이 '검증된 야전사령관'의 면모 때문이라는 평이다.

정 신임 대표의 등판은 롯데백화점이 '관리 모드'에서 '혁신 모드'로 태세를 전환함을 의미한다. 올해 롯데백화점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영업이익을 늘리며 선방했지만, 신 회장이 강조해 온 '본원적 경쟁력 회복'과 '압도적 1위'라는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정 대표에게 주어진 특명은 명확하다. 단순히 실적을 방어하는 것을 넘어, 백화점을 '젊고 트렌디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그는 FRL코리아 시절 보여준 유연한 마케팅 감각을 살려 ▲2030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강화 ▲체험형 공간 확대 ▲핵심 점포(잠실점·본점 등) 리뉴얼을 통한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현석 신임 대표는 25년간 롯데에 몸담은 '정통 롯데맨'이면서도, 위기 상황에서 판을 뒤집어본 경험이 있는 드문 리더"라며 "그의 젊은 리더십이 다소 보수적인 백화점 조직 문화를 얼마나 역동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가 롯데백화점 재도약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