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가전 렌탈 기업이 기간을 늘리며 고객 유지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상 렌탈 기간은 최대 5년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6년·7년은 물론 최장 9년까지 길어지는 흐름이 뚜렷하다.
코웨이, SK인텔릭스(옛 SK매직), 청호나이스, 교원웰스의 정수기 등 주요 제품 렌탈 기간은 최대 6~7년이다. 최소 렌털 기간은 3년으로, 고객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다.
코웨이 정수기 전 제품의 렌탈 기간은 6년 이상이다. 60% 이상 제품은 최대 7년까지 렌탈이 가능하다.
이 뿐만 아니라 렌탈이 가능한 공기청정기와 제습기 중 80%는 7년 이상 렌털이 가능하다. 비데는 90%가 렌탈 기간이 최대 6년이다. 비렉스 매트리스는 최대 9년간 렌탈 계약이 가능하다.
고객도 늘어나는 렌탈 기간에 호응하고 있다.
최근 4년간 코웨이 신규 렌탈 계약 중 5년 이상 기간을 선택한 고객 비중은 2022년 48%에서 2023년 절반(52%)을 넘었고, 2024년 58%에 이어 올해 1분기 66%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SK인텔릭스도 주력 제품인 원코크 플러스 얼음물 정수기는 최대 6년, 초소형 플러스 직수 정수기는 최대 7년 렌탈이 가능하다.
청호나이스의 뉴 러블리트리와 빌트인 냉온정수기 '블리스'도 6년, 교원웰스의 아이스원 얼음정수기와 슬림원 정수기는 최대 6년간 렌탈이 가능하다.
주요 기업이 렌탈 기간을 늘리는 건 고객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고객 유치 및 유치를 지속하기 위한 포석이다.
신제품은 성능이 고도화돼 전작보다 가격이 비싸지는 경우가 많지만, 렌탈 기간을 늘리면 고객의 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제품 이용 기간 증가로 제품 및 브랜드 친밀도를 높임으로써 고객 락인(lock-in)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가전 렌탈 기업 관계자는 “5년을 선택하는 고객이 가장 많지만, 고객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렌탈 기간을 늘린 것”이라며 “정수기 등 위생가전은 지속적 관리가 필요해 장기 약정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가전제품을 오랜 기간 렌탈하면 ESG 측면에서 가전 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 렌탈 기간을 길게 설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