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은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13-4로 승리했다. 힘겨운 주말이었다. 상승세의 롯데를 만난 두산은 주말 3연전 중 1·2차전에서 각각 실책 5개씩을 쏟아내며 자멸, 2연승의 반등 기대 흐름이 다시 2연패로 꺾였다.
좋지 않았던 흐름, 두산은 깜짝 스타 오명진의 활약으로 홈 3연전 싹쓸이 패배 위기를 탈출했다. 오명진은 이날 4회말 데뷔 첫 홈런을 만루포를 장식하는 등 4타수3안타 6타점의 활약을 펼쳤다.
냉정히 보면 2025시즌 초반 두산의 발걸음은 무겁다. 두산은 현재 8위까지 처졌다. 시즌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끊임없이 찾아오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도 더뎌 상승 동력이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를 두고 비판적인 여론이 적지 않지만, 승패 마진으로만 보면 최악의 상황에서도 12승16패로 나쁘지 않다. 연승 한 번이면 단숨에 5할 승률을 만회할 수 있다.
4월 들어선 두산의 세부 지표들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이달 팀 타율은 0.280으로 리그 3위고, 팀 평균자책은 4.20으로 5위로 선전 중이다. 개막 직후인 3월에는 팀 타율이 0.223, 팀 평균자책이 4.76이었다.
시즌 초반 하위권이던 롯데, 한화 등의 반등세와 비교하면, 현재로서는 두산의 침체된 시간도 길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두산은 지난 한 주를 3승3패로 잘 버텼다.
두산은 계속되는 고비의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 29일 잠실 KT전을 시작으로 대구 삼성, 잠실 LG전까지 잘 나가는 세 팀과 마주한다. 지난 롯데전까지 생각하면 12연전 연속으로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톱5’ 팀을 상대하는 셈이다.

두산 타선은 리그 최강 마운드를 자랑하는 5위 KT(14승14패)를 상대한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KT 역시 좋은 흐름은 아니라지만, 현재 리그 팀 평균자책 2.86(1위)으로 짠물 마운드를 운영 중이다. 3연전 첫 경기에서 고전 중인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하는 것은 그나마 부담을 줄이는 요소다. 쿠에바스는 지난 23일 SSG전에서 4이닝 10실점하며 난조를 보였다.
그리고 ‘사자 굴’로 향한다. 여기에서는 두산 마운드가 시험대에 선다. 5연승으로 한 주를 마친 삼성은 이번 시즌 홈에서 13승6패(2위)로 강한 면모를 보인다. 특히 타자 친화적인 홈에서 팀 타율(0.318), 팀 홈런(36개) 등에서 리그 1위에 오르며 압도적인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마지막에는 너무 잘 나가서 비교되는 LG와의 잠실 라이벌전이다. 매 시즌 열리는 LG와 ‘어린이날’ 빅매치다.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로 평가받는 두산이지만 자칫 일방적으로 밀린다면 팀에 안기는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LG의 홈 경기로 열리는데, LG는 홈 경기에서 12승4패로 삼성보다 더 강했다.
중위권 진입과 최하위권 추락의 갈림길. 이 위기를 잘 넘기면 선두권 도약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3년차 이승엽 두산 감독이 보여줄 리더십에도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