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축구연맹(FIFA)이 오는 2029년 클럽 월드컵 출전 팀 수를 48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가디언은 12일 “이는 올여름 미국에서 열리는 32개 팀 체제 새 클럽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를 전제로, 대회 출전이 무산된 유럽 명문 구단들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말 미국에서 개막하는 이번 대회는 총 32개 팀이 참가하며, 우승팀은 최대 1억 2580만 달러 상금과 참가 보상금을 받는다. 파리생제르맹이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17경기)으로 얻은 수익보다 약 2500만 파운드가 적은 액수다. 가디언은 “이 같은 수익 차이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바르셀로나, 아스널,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AC밀란 등 대형 구단들의 불만을 자극했다”며 “현재 FIFA는 유럽 출전팀을 최대 12개 구단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더 많은 유럽 팀을 수용하려면 대회 규모 자체를 확대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FIFA는 이미 남자 월드컵(2026년)과 여자 월드컵(2031년)을 각각 48개국 체제로 확대한 바 있으며, 클럽 월드컵 역시 이와 같은 포맷 확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구단들 사이에서는 출전 제한 규정인 ‘국가당 최대 2팀’ 조항도 변경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조항으로 인해 리버풀은 2021~2024년 비우승 구단 중 챔피언스리그 성적 상위 8위 안에 들었음에도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반면 첼시, 맨체스터 시티, 레알 마드리드는 해당 기간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권을 확보했다. FIFA는 대륙 대회 우승팀에 한해 국가별 2개팀 제한을 면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브라질은 4년 연속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팀들이 모두 출전하면서 4개 구단이 참가하게 됐다. 미국은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의 다중 구단 소유 규정 위반으로 인한 자격 박탈로 LAFC가 대체 출전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총 3개 구단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FIFA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룀 사무총장은 최근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2029년을 위한 다양한 가능성에 열려 있다. 포맷 변경을 포함한 여러 대안을 클럽들과 대륙 연맹들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며 “이 대회의 미래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특히 이번 대회에 불참한 유럽 빅클럽들은 전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와 상업적 영향력에 비해 FIFA 클럽 월드컵 본선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며 “상업권 판매에도 어려움을 겪은 FIFA 입장에서도 더 많은 유럽 빅클럽의 참여는 수익성과 흥행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대회의 글로벌 중계권은 DAZN이 10억 달러에 구매했으며, 영국에서는 채널5가 총 23경기를 중계할 예정이다. DAZN 계약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스포츠 투자 자회사 SURJ의 10% 지분 투자를 통해 성사됐다. 이번 대회는 사실상 사우디 자본이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아디다스, 코카콜라, 비자 등 FIFA의 기존 후원사들도 초기엔 난색을 표했지만, 결국 파트너십에 동참했다. 다만, 대회 티켓 판매는 지역별로 편차가 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