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5년 5월 23일 아일랜드, 세계 최초 국민투표로 동성결혼 합법화
지난 2015년 5월 23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아일랜드'와 '동성결혼 합법화'다.

● 찬성 62%··· 보건관장 "시민혁명 같다"
아일랜드가 2015년 5월 23일(현지시간)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아일랜드 선거관리 당국은 전날 실시된 동성결혼 합법화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결과, 찬성 투표 비율이 62.1%로 37.9%인 반대 투표 비율을 웃돌았다고 발표했다고 국영 RTE 방송이 전했다.
국민투표는 "결혼은 성별과 상관없이 법에 따라 두 사람에 의해 계약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어 헌법을 고칠 지를 물었다.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가 많은데도 이번 아일랜드 국민투표에 관심이 쏠렸던 이유는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는 없었기 때문이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스페인,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 18개국이 의회 입법이나 법원 판결 등을 통해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과거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가 동성결혼을 국민투표에 부친 적 있지만 부결됐다. 이후 슬로베니아는 지난 3월 의회 입법으로 동성결혼을 인정했다.
아일랜드에서는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수도 더블린에 있는 성에서는 2천여 명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전해진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했다.
레오 바라드카르 보건장관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국민투표라기보다는 시민혁명 같다"고 표현했다.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그는 올해초 한 라디오채널에 출연해 "나는 게이다"라고 커밍아웃을 한 인물이다.
국민투표 구상을 처음 주창했던 이먼 길모어 전 노동당 당수는 전날 국민투표 찬성 결과를 예상하면서 "아일랜드 국민의 평등에 대한 강력한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동성결혼 반대 캠페인을 벌여온 가톨릭 교회로선 추락한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복음주의 가톨릭교도와 신교도 연합은 마지막주 동성결혼 반대를 호소하는 9만장의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앞서 아일랜드 가톨릭 대주교 이몬 마틴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헌법은 이성간 결혼에 대해 사회에서 부여하는 특별하고도 영광스러운 지위를 없앨 것"이라며 동성결혼에 반대했다.
그는 "지금까지 아일랜드는 생물학적 부모에 의한 양육을 고취하고 보호하는 게 아이와 사회를 위한 최선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왔다"고 덧붙였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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