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트렌드에 발맞춰 루닛(328130)도 X레이를 판독할 때 어떤 비정상적인 부분이 있는지 텍스트로 답해주는 기술을 연내 선보일 예정입니다. 생성형 AI는 의료 인력 부족 현상에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것입니다.”
백승욱 루닛 이사회 의장은 1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경 바이오메디컬포럼 2024에 주제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생성형 AI란 AI가 대규모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한 뒤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텍스트·이미지·영상·음악 등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2022년 말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며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루닛은 생성형 AI를 의료 분야에 적용해 영상의들의 판독을 돕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백 의장은 “흉부 X레이 영상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미지로 보여주는 동시에 텍스트로 답해주는 기술”이라며 “의사들이 보는 보고서 또는 더 쉬운 언어로 환자에게 보내는 e메일 등 원하는 형태의 텍스트로 재구성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당 기술은 연내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허가 절차를 밟아 빠른 시일 내 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루닛은 올해 초 뉴질랜드의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 ‘볼파라’를 인수하면서 1억 장 이상의 누적 데이터를 확보해 AI 솔루션 개발에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백 의장은 “범용 AI(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의 핵심은 데이터지만 의료 데이터는 챗GPT처럼 웹 페이지 전체를 다운로드받아 학습시킬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어려움이 많았다”며 “볼파라 인수도 데이터 확보라는 측면에서 중요했고 10년 안에 암 치료 데이터 관련 범용 AI를 클라우드상에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백 의장에 따르면 의료 분야에서 범용 AI는 임상 현장을 효율화해 비용 절감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의료 AI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 용어가 뒤섞여 이해하기 어려웠던 언어 데이터를 다룰 수 있게 되면서 기존 데이터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AI에 시킬 수 있는 일이 무한대로 늘어난 셈이다. 텍스트·이미지·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실제 의사의 진료 행위와 가깝게 추론·진단·예측할 수 있는 모델도 나오고 있다.
백 의장은 생성형 AI 기술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 영상 판독 기업인 ‘뉘앙스’, 의료 소프트웨어 기업 ‘에픽시스템즈’와 꾸린 연합체가 당분간 의료 AI 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생성형 의료 AI는 의료 인력 부족에도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의 기술 발전이 기대되지만 동시에 새로운 규제 패러다임도 요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