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 대표팀 코치 복귀?…태극마크가 '포스트잇'인가

2025-09-02

역대 올림픽 금메달만 26개로, 한국 동계스포츠의 명실상부한 효자 종목 쇼트트랙에서 또 잡음이 나온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반년 앞둔 지난달,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쇼트트랙 대표팀 사령탑을 교체했다. 임시 총감독에 김선태(49) 연맹 이사 겸 성남시청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2018 평창올림픽에서 한국팀을 맡아 금메달 3개를 수확했다. 하지만 조재범 코치 폭행 사건과 관련해 거짓 보고 및 사건 은폐 등으로 자격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종오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감독 선임과 관련해 빙상연맹은 “당시 사건으로 징계받은 건 조재범 코치이고, 김 감독은 관리 소홀 책임이 주된 징계 요인”이라고 해명했다. 선임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제10조 11항)에는 ‘사회적 물의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경우 ‘대표팀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기존에 대표팀을 이끌던 윤재명 감독과 A 코치는 지난 5월 공금 사용 문제로 각각 자격정지 1개월과 3개월 징계를 받았다. 빙상연맹은 윤 감독과 A 코치가 네 차례 외식에 20만원대의 공금을 쓴 걸 문제 삼았다. 윤 감독은 대한체육회 재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연맹은 이번에는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소홀을 이유로 윤 감독 보직을 바꿨다.

김선태 감독은 2022 베이징올림픽 당시 러시아에 귀화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40) 코치와 함께 중국팀을 이끌었다. 대회 기간 김 감독은 한국에 불리한 편파판정에 침묵하고, 중국이 한국을 꺾고 금메달에 딴 데 크게 환호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김 감독과 빙상연맹은 빅토르 안을 대표팀 코치로 영입하기 위해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은 “지도자 정원이 4명인데 그중 2명(윤재명·A 코치)과 법적 분쟁 중이다. 추후 결원 시 지도자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진종오 의원은 “쇼트트랙 지도자 선임 방식과 보직 변경에 여러 의문점이 존재한다. ‘관리 소홀 감독’(윤재명)을 몰아내고 ‘과거에 관리 소홀로 중징계받은 감독’(김선태)을 선임하는 황당한 결정”이라며 “특히 러시아 및 중국 대표팀과 함께 올림픽에 출전했던 빅토르 안의 코치 선임이 현실화될 경우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대회는 성적만큼이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빙상계 인사는 “현 연맹 집행부 구성 때 힘을 썼던 이른바 ‘쇼트트랙계 대부’라는 인물이 이번 일(김 감독 선임 등)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대부분 본다”고 귀띔했다. 빙상연맹은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대표 중 최민정·김길리 등 4명이 (김 감독의) 성남시청 소속이다. 연맹 돈을 들여 김 감독을 쓰는 건 성과 극대화와 훈련 공백 해소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문제가 있다면 국정감사 기간에 바로 잡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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