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레이스가 본격 펼쳐지기도 전에 금융위원회 고위 관료 출신을 비롯해 다양한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약 1300조 원의 국민 노후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역할 확대 등 기금 운용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양성일 전 보건복지부 제1차관, 손병두 토스인사이드 대표,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 홍성국 전 국회의원 등이 국민연금 이사장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의 임기는 지난 8월로 만료됐으나 아직 후임 이사장 모집 공고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민연금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후임 이사장 인선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임추위는 공단 비상임이사, 학계, 법조계 등 외부전문가로 구성된다. 임추위가 공모를 통해 후보자를 접수한 뒤 3~5배수 후보자를 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의 제청,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선임된다.
류 대표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연기금투자풀 운영위원회 민간위원,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자본시장분과 위원,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등으로 활동한 자본시장 전문가다.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 자문위원으로 선임되면서 현 정부의 정책 입안 과정에도 적극 참여했다. 류 대표는 “국민연금이 코스피의 우상향을 이끌어야 한다”며 국민연금의 역할론을 강조하기도 한 인물이다.

양 전 차관도 차기 이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양 전 차관은 복지부에서 연금정책관, 사회복지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책 전문가다. 연금 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행정 경험을 갖고 있어 공단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손 대표는 문재인 정부 당시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윤석열 정부에서는 금융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두루 거치며 정책과 시장에 대한 폭 넓은 식견을 갖췄다. 고 전 위원장과 홍 전 의원 등도 자본시장 전문가라는 맥락에서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의원은 금융감독원장과 산업은행 회장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 이사장의 국민연금 기금 운용 성과가 올해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에서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코스피 5000 등을 강조하면서 국민연금의 역할론이 대두된 만큼 금융위 출신들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전의 김용진 전 이사장은 기획재정부 관료를 지냈고 김성주 전 이사장은 정치인 출신이다.
국민연금 이사장 인선이 본격화되면서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인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서원주 국민연금 CIO의 임기가 올 12월까지이며 경찰공제회 CIO는 현재 공석인 상태다. CIO는 조 단위에 달하는 자산을 총괄하는 권한을 지닌 만큼 인기가 높은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