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올해 '물류창고업'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지난해 택배 매출로 1위사업자였던 CJ대한통운을 제친 데 이어 물류 창고 인프라에서도 앞섰다. 물량 처리의 기본이 되는 인프라까지 가장 많이 확보하며 쿠팡이 확고한 택배업계 1위 사업자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전자신문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쿠팡이 물류창고업으로 등록한 창고 수는 지난 8월 기준 전국 227개로 집계됐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등이 운영하는 물류창고를 모두 포함한 값이다.
물류창고업은 타인의 화물을 보관·관리하는 업종을 뜻한다. 물류창고업을 하기 위해서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시·군·구)에 등록해야 하며 보관 능력(면적), 시설 기준(화재·위생), 안전 기준 등을 충족해야 한다. 보관 면적 기준은 일반 창고의 경우 1000㎡, 냉동·냉장 창고의 경우 500㎡ 이상이어야 한다.
쿠팡은 지난 5월 기준으로 첫 물류창고 1위에 올랐다. 4월까지는 쿠팡이 220개, CJ대한통운이 221개의 물류 창고를 운영했으나 5월 쿠팡이 5개를 추가하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쿠팡 물류 창고 수는 지난 2023년 138개에서 지난해 203개, 올해 227개(8월까지)로 급증했다. 올해는 인허가 일수 기준으로 물류 창고 31개가 추가됐고 7개가 폐업해 24개가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물류창고 227개 중 절반 이상인 127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몰려있었다.
CJ대한통운 물류 창고 수도 꾸준한 증가 추세다. 지난 2019년을 제외하고 매년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쿠팡의 높은 성장세에 추월 당했다. 올해 8월까지 신규 인허가 창고가 16개, 폐업 창고가 10개로 물류 창고 6개가 순증하는 데 그쳤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100개, 한진이 47개로 CJ대한통운의 뒤를 이었다.
창고 면적 기준으로도 쿠팡이 1위다. 쿠팡의 전체 창고 면적은 465만5472㎡으로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경쟁사와 200만㎡ 이상 차이가 났다. 공격적인 로켓 배송망 확대 전략으로 물류 인프라가 단기간 내에 대폭 확충된 모습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이미 택배시장 1위 사업자에 올랐다. 지난해 CL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3% 오른 3조834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부동의 1위였던 CJ대한통운의 택배·e커머스 사업 매출은 3조7289억원에 그쳤다. 매출에 이어 인프라에서도 쿠팡이 업계 최대 규모로 성장하며 확실한 1위 사업자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은 오는 2027년 로켓배송 권역 전국 확대를 목표로 3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풀필먼트 인프라와 시설, 기술 관련 투자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두 배 늘어난 약 5억3800만달러(약 7559억원)에 달한다. 쿠팡이 매분기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유통·물류를 모두 석권하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유통·물류 패러다임 전환기 속에서 물류 시장에서도 쿠팡과 경쟁사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