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41·SSG)은 지난해 ‘최고령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77경기(83.2이닝) 8승5패 38홀드 평균자책 2.90을 기록했다. 홀드 부문 2위 임창민(28개·삼성)보다 10개 많은 홀드를 수확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불혹의 나이에 홀드왕에 오른 건 노경은이 유일하다. 종전 최고령 기록은 2007년 LG 류택현(당시 36세)이 보유하고 있었다.
2021시즌 종료 후 롯데에서 방출된 노경은은 SSG에서 느지막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2022년 41경기(79.2이닝) 12승5패 평균자책 3.05, 승리조로 자리 잡은 2023년 76경기(83이닝) 30홀드 평균자책 3.58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38홀드를 올리며 KBO리그 최초 ‘2년 연속 30홀드’도 기록했다.
노경은은 지난 3년간의 활약을 인정받아 2024시즌이 끝난 뒤 SSG와 2+1년 총액 25억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FA 첫해를 앞둔 노경은은 “여유를 부릴 수 없다. 어깨가 더 무거워진 것 같다”며 “비시즌도 시즌 때처럼 똑같이 힘들게 준비했다. 올해도 작년처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잘 지켜봐 달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노경은은 38세였던 2022시즌에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며 반등한 뒤 “내년이면 꼬꾸라질 것”이라는 비아냥에 가까운 이야기를 매년 들었다.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에 정상급 불펜 투수로 발돋움한 건 투철한 자기관리 능력 덕분이다. 주말 지방 원정을 마치고 새벽이 되어서야 인천에 돌아온 후에도 근력 운동을 한 뒤 귀가할 정도로 철저하게 루틴을 지켰다.
비활동기간에도 근력 운동 위주로 몸을 잘 만든 노경은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첫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 등 총 48구를 던졌고, 빠른 공 최고 구속은 시속 143㎞가 나왔다. 경헌호 SSG 투수코치는 “노경은은 제일 나이가 많은 선수인데, 오늘 던지는 걸 보니 몸을 너무 잘 만들어왔고, 공이 제일 좋았다”고 흡족해했다.
노경은은 올해 SSG 불펜 전력이 어느 팀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김민이 새로 와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투수가 늘었다”며 “10개 구단 불펜 전력을 비교할 때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할 정도로 뎁스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김민(26), 조병현(23) 등 젊은 선수들과 승리조를 이루게 된 만큼 노경은의 버팀목 역할이 중요하다. 노경은도 올해는 개인 목표를 잡고 시즌을 준비한다. 그는 “올해는 ‘3년 연속 30홀드’ 타이틀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최선을 다해 준비한 뒤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