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액주주와 소송으로 거액의 스톡옵션을 잃게 된 일론 머스크(사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0조 원에 달하는 새 보상을 얻게 됐다. 테슬라측은 “머스크를 붙잡기 위함”이라는 이유를 들었으나 이사회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졌다는 비판이 따른다.
4일(현지 시간)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게 테슬라 주식 9600만 주를 부여하는 새 보상안을 승인했다. 이 주식은 머스크가 향후 2년간 테슬라 고위 경영진으로 재직할 시 23.34달러에 행사할 수 있다. 이날 테슬라 종가는 309.26달러로 총 스톡옵션 금액은 297억 달러(약 41조 원), 머스크의 현 시점 수익은 275억 달러(약 38조 원)에 달한다.
새 보상은 올 1월 델라웨어 형평법원이 소액주주들의 손을 들어주며 무효화한 850억 달러(약 118조 원) 상당 스톡옵션을 대신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주주총회 등을 통해 머스크 보상안이 정당하다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사회 독립성 등을 문제삼아 보상 취소를 강행했다. 당시 머스크는 “델라웨어에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고 분노를 표하며 테슬라를 비롯한 사업체 본사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 등지로 이전했다.
머스크는 이후 수차례 공개적으로 “테슬라를 장기적으로 이끌고 영향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지분 25%가 필요하다”고 밝혀왔다. 일부 주주들이 자신을 축출하려 한다며 테슬라 CEO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식의 언사를 남기기도 했다. 현재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13%가량이다. 이날 새로 지급된 주식은 발행주식 3% 상당으로 총 지분율은 16%로 늘어나게 된다.
머스크는 한 숨을 돌리게 됐으나 소액주주와 델라웨어 법원이 제기한 테슬라 이사회 독립성에 대한 논란에는 다시 불이 지펴졌다. 이번 보상은 머스크의 정치 행보로 테슬라 실적이 악화중인 와중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7월로 예정됐던 올해 주총을 11월로 연기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보상안을 마련할 시간을 버는 한편 xAI와 합병 등 안건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벌기라는 관측이 나온다. 테슬라가 xAI와 합병할 시 머스크 지분율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