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11월 발사를 앞두고 본격적인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발사는 민간 체계종합기업이 제작 전 과정을 주관하는 첫 번째 발사체라는 점에서 누리호의 또 다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주항공청은 17일 누리호 4차 발사체 비행모델(FM4) 기능 최종 점검을 위한 발사 전 최종 시험(WDR)에 나섰다.
WDR은 발사체를 발사대에 기립시켜 발사체와 발사대 간 시스템 연결 상태를 확인하고, 실제 발사 단계와 같이 영하 183℃ 극저온 상태 산화제를 충전해 발사체 건전성을 점검하는 시험이다.
탑재 위성과 일부 화약류만을 제외한 전기체를 대상으로 한 비연소 종합시험으로, 성공적 발사 임무 수행 여부를 판가름하기 위한 사실상 최종 점검이다.
지난달 단별 조립을 마친 FM4는 전날인 16일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제2발사대로 이동 및 세워진 뒤 엄빌리칼타워 장착을 완료했다.
이날 WDR에서는 세워진 FM4에 실제 산화제 단독 충전과 가압 배출, 제반 시스템 점검 등이 진행됐다.
우주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WDR 수행 결과에 대해 약 일주일간 분석을 진행, 이를 토대로 오는 26일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4차 발사 최종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의 원활한 궤도 진입을 위해 11월 말 오전 1시 전후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누리호 1차 발사를 제외하고는 2, 3차 발사 때는 WDR이 진행되지 않았다. WDR은 발사체 발사 준비를 위한 필수 절차는 아니지만, 지난 3차 발사 이후 2년여 공백 기간을 고려해 해당 절차를 재개한 것이다.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이번 4차 발사는 민간 체계종합기업 주도로 발사체가 제작됨에 따라 신뢰성 재확인이 필요했다”라며 “3차 발사 이후 장기간 공백에 따른 발사 운용 절차나 인력 등 종합적 점검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번 4차 발사는 민간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 전 과정을 주관한 첫 번째 발사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김지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부 체계종합2팀 선임연구원은 “참여업체 관리부터 단 조립, 전기체 조립 등 전 과정을 주관했다”라며 “이번 4차 발사 후 약 7개월 내 5차 발사가 예정됨에 따라 FM5 단 조립까지 병행해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번 4차 발사에는 차세대 중용위성 3호가 주 탑재 위성으로 실림에 따라 기술 수준 향상을 넘어 우주산업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여정으로도 주목된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이번 발사는 항우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함께 발사하는 첫 발사로 민간 주도 전환 첫걸음”이라며 “이번 시험을 통해 누리호 발사 준비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남은 기간 4차 발사 성공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