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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수집한 북한 군사들의 유품을 공개했다. 유품에는 심경을 적은 메모·러시아어로 ‘병역증명서’라고 기재된 수첩·삼성전자의 구형 휴대전화 등이 포함됐다.
28일 닛케이는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의 협조를 얻어 전장에 남겨진 북한군의 수많은 유품을 입수했다며 “(유품에) 극한의 정신 상태와 조선노동당에 대한 충성심, 희미한 희망이 담겨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중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정경헌’이라는 이름의 북한군의 품속에는 “나는 당의 사랑과 은혜를 배신하고 최고사령관 동지의 은덕을 저버렸다”고 적힌 메모가 있었다.
정씨는 자신에 대한 비판으로 메모장을 가득 채웠고 말미에는 “이번 전투에서 승리하고 조국으로 돌아가면 어머니당에 (입당을) 청원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정씨는 입당 청원서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북한군 출신 이현승씨는 “당원 자격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한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선 빼놓을 수 없다”며 “(정씨가) 살아 돌아갔다면 당원이 될 가능성이 높았기에 어려운 상황에서 작은 희망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품 중에는 러시아어로 ‘병역증명서’라고 기재된 수첩도 여러 개 발견됐다. ‘출생지’에는 몽골 북쪽에 있는 러시아 영토의 공화국 이름이 적혀 있었고 ‘민간 직종’ 란에는 지붕 수리공·용접공 등 여러 직업이 적혀 있었다. 닛케이는 “북한군 파병을 은폐하려는 러시아의 위조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외에도 ‘무기를 버려라’ 등의 러시아어 발음을 한글로 적은 메모·삼성전자가 제조한 구형 휴대전화 등도 발견됐다.
한편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0월 1만1000여 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로 파견했다. 이들은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됐는데 3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지난 27일 북한군 1000명 이상이 추가 파병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1차 파병 후 사상자가 대거 발생하자 병력 보충 없이 전투를 이어가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2차 파병을 결정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