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 캐나다 총리와 백악관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
“비즈니스 과정의 작은 갈등… 많은 진전 이뤄져”
노벨평화상 발표 앞두고 ‘선한 지도자’ 인상 부각?
“저는 캐나다와 캐나다 국민을 사랑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도중 한 말이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만들 것”이라던 독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회담장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일각에선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트럼프가 이미지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론도 제기한다.
7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취임 후 두 번째로 미국을 방문한 카니와 백악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과 사이가 가장 나빠진 나라들 중 하나가 캐나다라는 점에서 격한 언쟁이 벌어질 것이란 예상을 한 사람이 많았다. 미국과 캐나다 간에는 아직 무역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은 지난 7월 캐나다산 상품에 35%의 관세를 물리기 시작했고 이에 캐나다도 보복 관세 부과로 맞대응하는 중이다.
이날 트럼프는 지금의 미국·캐나다 관계를 설명하며 “비즈니스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갈등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이어 “양국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며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루었다”고 덧붙였다. “우리 두 나라는 서로에게 큰 사랑을 갖고 있다”며 “나는 캐나다와 캐나다 국민을 사랑하고, 마크(캐나다 총리) 역시 같은 생각”이라고도 했다.
카니도 맞장구를 쳤다. 그는 트럼프를 극구 칭찬하며 “캐나다가 해외로 수출하는 상품의 75%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다”고 강조했다. 카니는 “우리가 경쟁하는 분야도 있으나, 우리가 함께할 때 더 강해지는 분야가 훨씬 많다”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집중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올바른 거래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낙관적 견해를 드러냈다.

지난 3월 두 정상의 첫 대면 만남 때에는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 것’이란 트럼프의 공언이 회담장에 커다란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날 회담에서도 ‘51번째 주’ 얘기가 잠시 거론되긴 했으나 트럼프와 카니 모두 농담으로 받아들이며 큰 웃음을 터뜨렸다. 특히 트럼프는 카니를 가리켜 “매우 강력한 지도자이자 상대하기 힘든 협상가”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나 또한 (카니처럼) 위대한 인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BBC는 트럼프가 카니의 전임자인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와의 대화에선 전투에 가까운 호전적 태도를 보인 점을 지적하며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일각에선 트럼프가 노벨평화상을 의식해 ‘평화를 사랑하고 이웃나라를 존중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한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한국 시간으로 9일 오후 8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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